이란 ‘호르무즈 봉쇄 카드’ 약발 먹힐까
지난 1일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사면초가에 놓인 이란이 미사일 시험 발사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로 공세에 나섰다.
국제 원유의 약 30%가 통과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는 세계 경기 둔화로 하락세인 유가마저 상승시켰다. 이란은 이전에도 봉쇄 카드를 꺼낸 적이 있지만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막은 적은 없다.
외신에 따르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국영TV에서 “EU의 원유 금수는 가장 센 제재”라며 “적들이 이란을 궁지에 몰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아미르 알리 하지 자데 공군사령관은 “(미국이 공격하면) 수분 내에 미군과 이스라엘의 기지를 파괴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란과 미국은 각각 전력 강화에 나섰다. 전날 ‘위대한 선지자 7’로 이름 붙인 군사훈련에 돌입한 이란은 이스라엘은 물론 아프가니스탄과 걸프의 미군을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2000㎞ 탄도미사일, 샤하브-3을 공개했다. 미 해군도 걸프 지역에 기뢰 제거함 8대, F-22와 F/A-18 전투기를 추가 배치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은 국제 유가를 상승시켰다. 3일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유가는 전일 대비 배럴당 3.91달러 상승한 87.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3.34달러 상승한 100.68달러, 두바이 현물은 전일대비 배럴당 1.57달러 오른 95.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과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때마다 치솟았던 유가 불안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선임연구원은 “현재 석유 시장은 유럽발 경제 위기에 크게 노출된 데다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불안으로 당장 유가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유가 하락 폭을 줄이는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이번에도 낮다고 예상한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해협을 봉쇄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격할 명분을 주는 데다 부담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일단은 엄포용일 가능성이 높다. 위협만으로도 유가가 요동치는 효과가 목표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