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과 받아낸 파키스탄의 뚝심… 나토 보급로 폐쇄 美 결국 “유감” 표명
결국 미국이 파키스탄에 사과했다.
미국이 사과하자 파키스탄은 8개월여 동안 폐쇄했던 아프가니스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보급로를 재개방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의 대테러전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파키스탄과의 기싸움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11월 미군의 무인기 오폭으로 자국 군인 24명이 사망하자, 파키스탄 영내를 통과하는 나토군에 대한 물자 보급로를 차단했다. 이후 양국 관계는 계속 악화돼 왔다. 미국의 대테러전 전략이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아프간으로 가는 육상 보급로를 개방했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파키스탄 내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각료 회의에서 보급로 재개방을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보급로 재개방 성명이 나오기 직전 클린턴 장관은 카르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무인기 오폭 사고에 유감을 표명했다. 또 별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군이 입은 손실에 유감을 표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파키스탄 및 아프간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보급로가 차단된 지난 8개월 동안 재개방을 위해 양국이 몇 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5월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에 사전 통고 없이 특수부대를 보내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편 뒤, 양국의 감정싸움이 악화일로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협상에서 파키스탄은 미국 정부의 공식사과와 나토군 차량 1대당 250달러를 받아오던 국경 통과료를 5000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이 공식사과를 했지만, 양국은 통과료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파키스탄군에 대테러작전 지원비로 11억 달러를 제공키로 약속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군과 나토군은 파키스탄 내 보급로를 통해 물자의 40%를 공급해왔다. 폐쇄 기간 동안 미국은 중앙아시아 국가 쪽으로 돌아가는 보급로를 활용해왔고, 이 경우 매월 1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제 악화로 전비(戰費)부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돈 때문에’ 더 이상 끌지 못하고 사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국 외교 장관들이 나서 보급로 재개방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미·파키스탄 관계는 빠르게 정상 궤도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보급로 재개방이 발표되자 파키스탄 내 탈레반은 “보급로를 지나가는 트럭의 운전사를 공격해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보급로 테러’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