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꼽은 상반기 최고 드라마는… 주저없이 추적자, 왜?

Է:2012-07-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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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꼽은 상반기 최고 드라마는… 주저없이 추적자, 왜?

TV를 ‘안방극장’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양한 프로그램 중 유독 드라마를 편애한다는 점이 한몫할 것이다. 실제로 시청자들의 ‘드라마 사랑’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가 최근 내놓은 상반기 시청률 분석 자료를 보면, ‘톱10’엔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굴당)’(KBS2)을 필두로 드라마만 7편이고 예능은 ‘개그콘서트’(KBS2·7위) 뿐이다. 이쯤 되면 방송가 시청률 경쟁은 드라마 경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이 치열한 드라마 시장에서 올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평가받는 작품은 무엇일까. 본보는 최근 지상파 3사 드라마국장 및 본부장, PD, 작가, 평론가 등 전문가 12명을 상대로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 2편씩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예년에 비해 크게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다”고 평하면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고의 드라마는 ‘추적자’… “인기 드라마의 문법을 파괴했다”

가장 많은 지지(6표)를 받은 작품은 현재 방영 중인 SBS 월화극 ‘추적자’였다. 구본근 SBS 드라마본부장은 이 드라마의 미약했던 시작을 이 같이 설명한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동시간대 드라마 중) 최약체였죠. 드라마 경쟁력을 높일 때 쓰는 방식이 하나도 적용 안 됐거든요. 톱스타도 없고, 제작비도 많이 들인 게 아니고요. 주제 역시 어둡고 축축하잖아요. 이런 작품은 보통 광고주들도 외면하죠.”

구 본부장의 말처럼 ‘추적자’의 ‘스펙’은 보잘것없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미니시리즈 시장에 중년 연기자(손현주 김상중)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모험이나 마찬가지. 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배후를 캐던 강력계 형사 백홍석(손현주)이 권력의 맨얼굴과 대면한다는 주제 역시 무겁고 불편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들추며 매주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다. ‘추적자’엔 잇속을 차리고 권력을 지키는 데만 혈안이 된 재벌가의 모습과 구린내 나는 정치권의 암투, ‘바람이 불면 풀보다 먼저 눕는’ 검찰의 생리가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

드라마평론가 공희정씨는 “중반을 넘기면서 (백홍석이 너무 쉽게 경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등) 허술한 면이 적지 않지만 권력과 금력(金力)을 놓고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일품”이라며 “배우들 역시 연기의 백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추적자’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평균 시청률 30%를 기록하며 ‘국민드라마’ 족보에 이름을 올린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해품달)’이었다. ‘해품달 신드롬’을 일으키며 방영 내내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가장 큰 추천 이유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연출력 등에 있어 크게 새로운 점은 없지만 판타지 사극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해품달’에 이어 3위에 랭크된 드라마는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주말극 ‘넝굴당’과 지난 5월 종영된 ‘적도의 남자’였다. ‘넝굴당’은 “기존 주말드라마 문법을 조금씩 비틀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오락적 측면에서 뛰어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적도의 남자’는 작품성 면에서 격찬이 줄을 이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고 했으며, 김성근 KBS 책임프로듀서(CP)는 “연출, 대본, 연기, 음악, 미술 등 드라마의 모든 요소가 가장 훌륭하게 구현된 작품”이라고 전했다.

케이블 채널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tvN에서 방영된 수목극 ‘인현왕후의 남자’가 2표를 얻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현우 유인나 커플’을 탄생시킨 이 드라마는 “대본과 연출, 연기의 짜임새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넝굴당’ 김남주,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상반기 ‘최고의 연기자’ 1명을 추천했는데, 1위는 3표를 받은 ‘넝굴당’의 김남주에게 돌아갔다. 극중에서 김남주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애교와 능력을 갖춘 차윤희 역을 연기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연기력 자체도 뛰어나지만 김남주는 ‘넝굴당’을 통해 ‘김남주표 연기’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낸 모습”이라고 추어올렸다.

‘추적자’의 손현주는 2표를 얻어 김남주의 뒤를 이었다. 하지만 많은 응답자들이 “손현주는 원래 연기를 잘하니 다른 사람을 추천하겠다”는 전제를 뒀을 만큼 사실상 1위나 다름없는 2위였다. “희생만 하는 아버지가 아닌, 분노하고 자존감을 드러내는 아버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간 보여준 손현주 연기의 스펙트럼이 ‘추적자’ 한 작품에 모두 녹아 있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이 밖에 김수현(‘해품달’) 박근형(‘추적자’) 엄태웅(‘적도의 남자’) 유인나(‘인현왕후의 남자’) 이승기(‘더킹 투하츠’) 임정은(‘적도의 남자’) 장현성(‘아내의 자격’) 등이 1표씩을 얻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고영탁(KBS 드라마국장) 공희정(드라마평론가) 구본근(SBS 드라마본부장) 김교석(대중문화평론가) 김규완(드라마작가) 김사현(MBC 드라마국장) 김성근(KBS 드라마CP) 윤석진(드라마평론가)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최관용(CJ E&M 드라마본부장) 하재근(대중문화평론가) 황은경(드라마작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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