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다！” 당신 커피 값이면 이 아이들이 웃는다… NGO들 해외 오지 식수개발 사업 펼쳐

르완다 키갈리에 사는 10살 아키마나는 매일 강물을 따라 5km를 걷고 겨우 물 한 통을 얻는다. 그나마 떠온 물은 흙과 먼지로 뒤엉킨 오염된 물이다. 그 물을 마시면 어떤 질병에 걸릴지 아이는 알지 못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깨끗한 물’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에게 흙탕물은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마셔야만 하는 ‘생명의 물’이다.

에티오피아 시다마 지역의 8살 여자 아이 시멘은 물통을 머리에 이고 어른이 내려가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가파른 산비탈을 내려간다. 시멘이 사는 마을엔 마실 물이 없다. 가축들이 목을 축이는 거무스름한 형태의 고인 빗물이 전부다. 3∼4 시간을 걸어 10km 떨어진 옆 마을에 가야지만 네 식구가 꼬박 하루를 사용할 수 있는 물 한 통을 길러올 수 있다. 시멘에게 물 긷는 것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물은 단지 목마름을 해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몸을 씻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 오염된 물을 마시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다. UN에 따르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는 인구는 전 세계 8억 9000만명에 이른다. 또 오염된 물로 인해 매년 1500만명의 어린이가 생명을 잃고 있다.

식수개발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국내 국제구호개발 NGO들의 식수개발을 위한 지원이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오염된 물로 고통 받는 아동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선물해 주기 위해 ‘Good Water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매일 평균 3시간씩 걸어야 하는 빈곤아동들. 그들이 사는 각 마을에 우물이나 식수 펌프가 설치되면 그 시간은 15분으로 단축된다. 굿네이버스는 남는 시간을 통해 아동들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의 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무거운 물통을 들고 갈라진 땅(사진)위를 걷는 체험활동 등을 통해 이 운동을 알려왔다.

굿네이버스는 세계 26개 지부 중 14개 지부에서 식수위생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탄자니아 지부의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작년 3월, 탄자니아의 므완자 지역에 세계 최초로 소외열대질환 전문병원이 개원됐다.

이 지역은 빅토리아 호수의 오염된 물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기생충 감염으로 고통받아온 곳이었다. 빈혈과 혈뇨, 간경변을 일으키는 주혈흡충 감염 비율이 전체 주민의 절반을 넘어섰다. 마실 물이 그것밖에 없었던 주민들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줄 알면서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젠 병원의 치료 및 예방사업과 함께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한 우물 설치로 주민들은 더 이상 오염된 물로 고통 받지 않게 됐다.

국제기아대책은 수자원개발캠페인 ‘1리터의 생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리터는 아프리카 빈곤국가 아이들이 하루 동안 모든 것을 해결하는 최소한의 물의 양이다. 캠페인은 1리터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 커피 약 3잔, 3번만 참고 1만원을 기부하면 수도와 위생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깨끗한 물을 선물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기아대책은 2011년 모금된 7억484만1,208원으로 세계 20개국 46개 지역에 390개의 우물, 펌프, 정수 시설을 만들었다. 깨끗한 물로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기아대책이 가장 많은 우물을 개보수한 우간다 마을주민 270명에게 ‘우물개발로 마을에서 가장 달라진 점’을 물었다. 수인성질병감소(122), 수자원까지 높아진 접근성(64), 위생적 생활가능(52), 수자원에서의 주민 간 다툼 감소(17), 가정폭력감소(15) 순으로 응답했다. 또 우물개발로 인해 학생들은 더 이상 오염된 개울물을 마시지 않으며 이로 인해 번번이 발생하던 수인성 질병의 발병과 결석률도 현격히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식수위생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10개국에서 약 388만 달러 규모로 17개 사업장, 아시아 5개국에서 약 68만 달러 규모로 14개 사업장에서 식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의 식수사업은 건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수위원회를 구성해 식수원을 관리하는 기술훈련과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위생보건교육도 포함한다. 이로 인해 사업 수행이 종결된 후에도 지역주민들이 한번 후원된 우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주민들의 기본적인 위생보건 의식이 개선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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