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기독교가 뭐냐?… 기도하고 행동해 보라”… ‘지성과 영성의 만남’

Է:2012-06-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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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출판] “기독교가 뭐냐?… 기도하고 행동해 보라”… ‘지성과 영성의 만남’

지성과 영성의 만남/이어령 이재철 대담/홍성사

“삶은 겪어 봐야 합니다. 체험해 봐야 되는 것입니다.(…중략) 사실 믿는다는 것은 아는 게 아니죠. ‘성경을 안다’, ‘내가 기독교를 안다’, 이건 겁나지 않아요. 그런데 내가 그 속에 뛰어들면 ‘기독교라는 게 뭐냐’ ‘크리스천이라는 게 뭐냐’에 대해 말은 못 하더라도 기도하거나 행동해 보면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삶이 뭐냐는 질문에 ‘던져 봐라’ ‘번지점프하지 말고 진짜 빠져 봐라’하는 식으로밖에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이어령)

“삶이 뭐냐 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과 대비되는 ‘죽음’을 알아야 합니다. 죽음이라는 렌즈를 통해 삶이 무엇이고 생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 죽음은 성경의 이사야 선지자 말씀처럼 우리 코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내뿜은 숨을 들이마시지 못하면 죽은 것이죠. 죽음을 알면, 우리가 오늘도 하루를 살았다고 하는 것은 실은 하루 죽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사는 것이 아니라 죽고 있는 것임을 알면, 삶이 뭔지, 생명이 뭔지 알 수 있습니다.”(이재철)

‘이어령과 이재철의 만남’에는 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시대의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이재철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목사가 양화진문화원 주최로 2010년 4월부터 12월까지 총 8회에 걸쳐 공개적으로 대담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지성과 영성을 대표하는 인물들의 대화라고 칭해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내용은 넓고 깊다.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바로 명쾌하게 대답하는 이 전 장관의 지성적 결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 대단했던 린위탕(林語堂)이 그를 ‘아시아의 빛나는 거성’이라고 칭송한 이유, 주변 사람들이 왜 그를 ‘단군 이래의 재인(才人)’이라고 불렀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설교자로 한국 목회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독교 국내 저자인 이 목사의 답은 구도자의 메시지와 같다. 이 목사는 오늘 이 시간에 겪는 모든 문제를 영원에 비춰서 바라본다. 책 전반에 지성과 영성의 충돌과 융합,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창조가 천의무봉한 화려한 ‘시장의 언어’와 묵직한 ‘살아냄의 언어’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두 사람은 삶(가족), 교육, 사회, 경제, 정치, 세계, 문화, 종교 등 8가지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인간사 모든 것들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성공과 관련해서 이 목사는 세상의 것은 다 갖췄더라도 영원을 갖지 못했다면, 적어도 영원의 길에서는 실패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황제의 길이냐, 예수의 길이냐. 이 갈림길에서 황제의 길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길을 좇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길이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나를 버리고 영원을 얻는 길입니다. 황제의 길에서 부와 명예를 갖지 못하더라도 영원을 건져 올린다면 성공한 사람이지요.”

이 전 장관은 스스로 필생의 작업으로 여기는 생명자본주의에 대해 한마디 한다. 그는 자신이 세례 받기 전이나 뒤나 똑같은 글을 써서는 안 되기에 ‘뭔가 달라져야겠다’는 궁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생명자본주의’라고 말했다. “자본주의를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자본 개념을 가지고 창조적 자본주의, 순환경제, 생식경제, 생명자본주의를 구현하면 모든 기업인이 당당하게 ‘나는 크리스천이면서 돈을 번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런데 덮어놓고 ‘돈 벌지 마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하니 황금을 신같이 보게 된 거예요. 자본이라는 말, 기업이라는 말 자체를 현상으로 놓고 비판하기보다는 그것을 새로운 생명, 새로운 길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8장 ‘종교’ 편에서 다룬 지성과 감성, 영성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생각할 내용이다. 이 전 장관은 아이가 컵의 물을 엎지른 것을 비유로 지성과 감성을 설명한다. 지성은 자기 실수를 어떻게 소거하고 깨끗하게 해서 원위치로 돌아오게 하나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인데 비해 감성은 자기가 놓인 상태를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성과 감성으로는 엎질러진 것, 즉 현세에 일어난 현상에 대해 닦거나 울거나,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이 전 장관은 “그러나 영성은 점핑하는 것으로 전혀 다른 세계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엎질러진 물을 가지고 그림도 그리고, 지도도 그리는 것, 즉 해결을 넘어서 자기가 새로운 원인을 만들어내는 것을 영성이라고 풀이했다.

이 목사는 영성의 세계에서 지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로고스(말씀)를 이해하려면 하나님의 로직을 알아야 하는데 그 로직이 지성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성을 연마할 때 하나님의 로직을 더 잘 이해하고 로고스를 더 깊이 깨우치게 된다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30여년 전, 이 전 장관은 자신의 장편소설 ‘둥지 속의 날개’를 홍성사에서 출간함으로써 당시 청년 기업가로 홍성사를 경영하던 이 목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전 장관은 골수 무신론자였고 청년 이재철은 삶과 신앙의 사이에서 방황하던 영혼이었다. ‘둥지 속의 날개’에서 ‘지성과 영성의 만남’. 30여년의 시간 동안 이들을 추적하시고 끝내 자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시고야 마는 하나님의 손길, 그 신적 열심을 느낄 수 있다. 홍성사는 앞으로 두 사람의 대담을 정리한 ‘문화로 성경 읽기’ ‘성서 스토리텔링’을 잇따라 출간할 예정이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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