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자들을 향한 따스한 위로… ‘빌뱅이 언덕’

Է:2012-05-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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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자들을 향한 따스한 위로… ‘빌뱅이 언덕’

빌뱅이 언덕/권정생(창비·1만3000원)

‘어른들이 읽는 동화’ 류(類)가 횡행하고 있지만 껍질을 벗기고 나면 속빈 강정처럼 허망한 내용이 대부분인 요즘 세태에서 동화작가 권정생(1937∼2007)의 삶과 문학은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색의 마당으로 자리하기에 손색이 없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귀국한 그는 경북 안동 일직면에서 마을 교회 종지기로 일했고, 빌뱅이 언덕 아래 작은 흙집에서 살았다.

생전에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라고 들려준 말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가장 적절한 요약일 것이다. “일직교회 문간방에 들어와 있게 된 것은 1968년 2월이었다. 민들레꽃과 강아지똥은 그 시기에 운명처럼 나의 가슴에 심어졌다. 소년 시절 ‘플루타크 영웅전’을 읽고 가슴이 설레었지만 나는 영웅이 못되었다.”(‘나의 동화 이야기’ 중에서)

그가 남긴 동시와 동화도 그렇지만 권정생의 산문은 소박하다. 하지만 문장 뒤편에는 가난한 삶을 실천하며 벼린 올곧은 정신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절망 속에서도 감사를’(1975)에서부터 ‘토종 씨앗의 자리’(2006)에 이르기까지 그가 남긴 43편의 산문들은 약하고 힘없는 이들을 향한 따스한 위로인 동시에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비판하는 뜨거운 목소리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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