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으로 본 기독교 100년-‘그는 이러케 살엇다’] ‘인간 예수’를 그려낸 한국인 첫 예수전

Է:2012-05-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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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으로 본 기독교 100년-‘그는 이러케 살엇다’] ‘인간 예수’를 그려낸 한국인 첫 예수전

‘그는 이러케 살엇다’ (정경옥 지음, 평양 애린원, 1938)

‘그는 이러케 살엇다’는 정경옥(1903∼1945)이 저술한 한국인 최초의 예수전인데 국한문 세로쓰기로 되어 있다. 1938년 평양 애린원에서 출간된 이 책의 ‘머리말’에는 저자의 소망이 잘 드러나 있다. “지금 나는 예수의 일생을 몹시도 동경하며 사모하고 있다. 그의 발자취를 나도 따르리.”

전체가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제1장 ‘현대와 그리스도’(원제는 ‘기독’)는 예수의 사상과 인격을 따르지 않는 현대인의 삶을 비판한다. 제2장 ‘구유의 그리스도’는 예수 탄생의 인류사적 의미를 제시한다. 제3장 ‘강변의 그리스도’는 예수께서 요한에게 받은 세례의 의미를 해석한다. 제4장 ‘광야의 그리스도’는 예수가 받은 광야의 시험을 서술한다. 첫 번째 시험은 먹는 문제로서 “심령의 뿌리가 없는 현대인”의 생활을 비판하며, “술집은 늘어가며 집집마다 성황이요, 교회는 퇴폐하여 기세가 침체하였다”고 지적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험은 명예욕과 권력욕에 대한 것으로 저자 자신의 반성과 경고가 잇따른다. “권력이 사람을 따라오지 아니하고 사람이 권력을 따라다니며 얻으려 할 때에는 결국은 마귀에게 절하게까지 되는 경우가 많다.” 제5장 ‘산상의 그리스도’는 예수께서 산상에서 가르치신 영원한 삶의 원리를 강조한다. 제6장 ‘노방(路傍)의 그리스도’는 산에서 내려와 길거리에서 제자를 택하고 병자를 고치고 진리를 전파한 예수를 묘사한다. 제7장 ‘정원의 그리스도’는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겪은 번민과 고독을 드러낸다. 예수가 나병환자를 여럿 고쳐주었으나 오직 한 사람만이 감사의 뜻을 표하였는데, “나머지 아홉 사람은 어디를 갔느냐고 물으신 것을 보면 평소에 예수의 마음 가운데 숨어 있던 성자의 고독이 암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제8장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희생과 구원이라는 십자가의 가르침을 들려준다. “교회가 발전하는 것도 좋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좋으나 이를 위하여 세상이 범하는 죄악에 참가하여서는 안 된다.”

인간 예수를 그려낸 19세기 프랑스 작가 르낭의 ‘예수전’과 비견된다는 평가를 받는 이 책은 깊은 사색과 반성에서 우러나온 명상 종교문학이라 할 수 있다.

정경옥은 1903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고교 재학 중 삼일운동에 참여했다가 제적당하여 고향에 내려갔다. 이때 한학을 배우던 고향 친구들과 함께 ‘독립신문’ 등을 제작·배포하다 체포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감옥생활 중 성서를 접하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후 감리교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개렛신학교에서 학사학위,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조직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31년 귀국하여 모교인 감리교신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그런데, 한창 대학에서 명강의로 학생들의 신망이 아주 높던 정경옥은 1937년 3월 불현듯 교수직을 버리고 고향 진도로 내려갔다. “내가 무슨 이익을 얻으려고 남의 자녀를 가르치면 그는 머슴이오 교육자가 아니다.” “기계를 틀어놓은 것 같은 강의를 반복하는 동안에 해마다 말은 자라나 생명은 죽어서…” 밖으로는 명성이 자자했으나 내면으로는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2년간 자연 속에서 살면서 ‘그는 이러케 살엇다’를 저술했다.

그 외의 저서로는 한국 감리교회 신앙고백인 ‘교리적 선언’을 해설한 ‘기독교의 원리’(1935년)와 한국 최초의 조직신학 개론서인 ‘기독교신학개론’(1939년)이 있다. 1939년 봄 다시 서울로 올라와 감리교신학교 교수직을 맡았지만, 이듬해 일제에 의해 폐교 당했다. 그후 만주로 떠나 사평가신학교 교장을 역임하다가, 귀국하여 광주중앙교회에서 목회하였고 1945년 4월 42세 이른 나이에 복막염으로 별세했다.

부길만 교수(동원대 광고편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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