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7분간 기립박수… 이례적 찬사

Է:2012-05-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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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장장 7분 동안. 통상 5분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찬사다.

임상수 감독의 영화 ‘돈의 맛’이 제65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시사회에서 칸의 밤을 뜨겁게 달궜다. ‘돈의 맛’은 26일 밤 10시(현지시간) 2300여석의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상영 전에 암표를 찾는 관람객이 줄을 섰고, 실제로 빈 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2시간가량의 영화 상영 내내 관객들의 웃음이 여러 번 터져 나왔다. 재벌가 안주인 백금옥(윤여정) 여사가 비서인 주영작(김강우)의 몸을 탐하는 장면 등에서 관객들은 심각한 표정보다는 오히려 폭소를 터뜨렸다. 임 감독의 사회성 짙은 영화에 유럽 관객들은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프랑스 30대 한 관객은 “재벌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에는 가족 이야기인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굉장히 재미있다. 한국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임 감독과 윤여정 백윤식 김강우 김효진 등 출연진은 현지 관람객들의 열렬한 반응에 악수와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앞서 가진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모였다. 프랑스 한 기자가 “‘하녀’에서도 그랬지만 왜 여주인공이 부각된 영화를 주로 찍느냐”고 묻자 임 감독은 여주인공 윤여정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윤여정은 “한국에선 여전히 여자가 남자에 비해 운신의 폭이 좁은데, 임 감독은 그런 아웃라인을 파괴하는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감독은 “한 사회에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리더들은 나의 비판적인 태도가 웽웽거리는 모기처럼 귀찮을 수도 있지만 포용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젠 한국의 재벌들은 너무 조그마해서 더 이상 영화의 소재로 삼지 않고 백인들을 공격하는 영화를 찍을 거다. 고통받는 이주민 등을 그 바탕에 두고 우아하게 사는 백인들이 우리들보다 더 포용력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6일 미국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을 시작으로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린 칸 영화제는 영화제 폐막 하루 전인 26일 임 감독의 ‘돈의 맛’ 상영을 마지막으로 22편의 경쟁작이 모두 선보였다. 한국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경쟁 부문에 나란히 진출해 관심을 모았다.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프랑스 국민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자국민들의 갈채를 받았다.

경쟁 부문에 오른 ‘돈의 맛’과 ‘다른 나라에서’는 독일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라이크 섬원 인 러브’, 프랑스 알랭 레네 감독의 ‘유 에인트 신 낫싱 옛’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은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주간에 초청돼 주목받았다.

한국영화는 2000년 ‘취화선’으로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이후 5차례 연속으로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황금종려상은 받지 못했다. 이번에 8번째 칸의 초청을 받은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하녀’(2010)에 이어 2번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 감독의 ‘돈의 맛’이 한국영화의 위상을 다시 세웠다. 특히 2007년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돈의 맛’의 윤여정이 탐욕적인 재벌가의 안주인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칸(프랑스)=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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