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로 본 사회 본질… ‘사라짐에 대하여’

Է:2012-05-24 18:34
ϱ
ũ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로 본 사회 본질… ‘사라짐에 대하여’

사라짐에 대하여/장 보드리야르(민음사·1만원)

시뮬라크르는 원본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원본과의 관계가 끊어진 복제이다. 진실, 도덕, 권력, 신, 역사, 상상, 이데올로기, 삶과 죽음 등에 의해 형상화되던 실재는 그 기호, 이미지, 모형인 시뮬라크르에 의해 대체돼 파생실재로 변환한다. 이처럼 실재가 실재 아닌 파생실재로 전환되는 과정이 시뮬라시옹이고, 모든 실재의 인위적 대체물이 시뮬라크르인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실재와 상관없는 인공물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1차 이라크 전쟁을 두고 “이라크전은 발발하지 않았다”고 말한 보드리야르의 도발적 주장은 그 전쟁으로 발생한 수많은 사상자와 참상을 외면하는 게 아니다. 실제 현실의 전쟁은 참혹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텔레비전 뉴스 화면을 통해 게임처럼 접한다. 실재성을 느낄 수 없는, 미디어에서 다루는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은 미디어에서 중개하는 시뮬라크르로서의 전쟁이 실제적 차원을 감추고 사라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통렬하게 지적한 반어법인 것이다.

시뮬라시옹과 시뮬라크르 개념을 통해 현대 사회의 본질을 꿰뚫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가 장 보드리야르가 2007년 77세의 나이로 별세하기 직전에 남긴 마지막 텍스트 ‘왜 모든 것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가?’를 옮겼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