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종순] 원전사고 모의실험 결과의 진실
환경운동연합과 반핵부산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고리 원전1호기 방사능 누출사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고리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직간접적 원인에 따른 사망자가 최대 90만명에 이르고 최대 62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는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왔다.
박승준 일본 간사이학원대학 종합정책학부 준교수와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지난 2월부터 일본의 원전 사고평가 프로그램인 세오코드(SEO code)를 한국의 핵발전소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해 발생할 경제적 피해 규모를 추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는 분석의 객관성이나 정확성, 그리고 사용한 가정 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대피, 소개 등 주민보호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주민이 고방사선에 노출된다고 가정해 피해규모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둘째, 체르노빌 원전사고 시 방사성물질 방출량을 국내 원전의 사고 해석에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체르노빌 사고 때는 흑연 감속재 사용, 출력폭주 등으로 인한 화재발생, 격납용기가 없어 수소폭발에 의해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되었으나 국내 원전은 출력을 제어하고 감속재로 물을 사용하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없으며, 수소폭발이 발생하더라도 격납건물이 견고하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판단된다.
셋째, 국내원전은 노심이 손상되더라도 부지경계에서 방사선량이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가정을 토대로 도출된 결과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넷째, SEO 코드에서 선량을 계산할 때 방사능이 방출되는 시간을 제시하지 않고 사고 영향 시간범위를 50년으로 잡아 방사선 피폭이 50년간 지속되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가정을 했다.
또 고리와 영광 원전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낮에는 해양에서 육지로, 밤에는 육지에서 해양으로 바람이 분다. 그럼에도 동일한 기상조건이 사고기간 동안 지속된다는 가정은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모의실험을 수행한 박승준 교수는 2003년에도 일본 원전 사고시 40만명 희생과 460조엔 피해를 주장했으나 미국 TMI 사고 및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시 방사선 피폭에 의한 사망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과학적 진실이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실험결과의 신뢰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즉 이번 모의실험은 과학적 진실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없는 무리한 상황까지 가정하여 원전 사고 피해규모를 과장해 사회적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송종순 조선대 교수 원자력공학과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