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방귀희] 여수, 그 찬란한 반란

Է:2012-05-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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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방귀희] 여수, 그 찬란한 반란

여수엑스포가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엑스포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것인데 1993년 대전에서 개최된 엑스포는 개발도상국 최초의 개최국이란 기록을 세운 지금 보면 조금 촌스러운 엑스포였다. 19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여수엑스포는 개발도상국이란 딱지를 떼고 선진국으로서의 도약을 검증받는 엑스포라는 점에서 뜻 깊다.

여수는 우리나라 최남단 남해 바다에 있는 해양 도시이다. 고려 왕건이 전국을 순행하면서 이곳에 도달했을 때 물이 좋아 인심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여수(麗水)라고 이름 붙였다. 예전에는 물이 있는 곳이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이었다. 물이 가장 큰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여수의 물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이 되기도 했다. 임진왜란에서 왜군과 맞서 연전연승을 거둔 곳도 바로 여수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1948년 역사의 혼란기에 발생한 여수·순천 반란 사건도 있다. 당시 자료를 보면 여수는 시체로 뒤덮인 죽음의 땅이었다.

하지만 여수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해 느낀 것은 여수야말로 천혜 조건을 가진 축복의 땅이란 사실이다. 도시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대양 한가운데 서있는 것 같았다. 여수엑스포 테마가 ‘꿈꾸는 바다 이야기’라는 것이 확 드러났다. 지금 세계는 한정된 땅 위에서 답답증을 느끼고 있는데 여수에서 바다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바다는 아직 미지의 세계인데 그곳에 꿈이 있다고 하니 세계인들이 그 꿈을 찾아 몰려오고 있다. 여수박람회에 오면 세계 105개 국가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세계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나라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바다의 참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여수엑스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장점을 내국인이 먼저 누렸으면 좋겠다. 여수 엑스포를 찾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이고 엑스포에서 만난 외국 방문객들에게 다정한 미소를 날리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을 알리는 일이 애국적인 봉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장애인도 많이 찾아 ‘꿈꾸는 바다 이야기’에 장애인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으면 한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여수엑스포를 둘러본 뒤 소감을 쓰고 있는 것은 여수가 찬란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여수의 ‘꿈꾸는 바다 이야기’는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를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는 좀 더 넓어져야 하고 깊어져야 한다. 그리고 물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 노자는 물과 같은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물은 만물에 혜택을 주면서 상대를 거역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처럼 그 상황에 맞춰가며 서로 도와주며 산다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이런 노자의 물의 철학까지 배울 수 있는 여수엑스포를 가보지 않고 어떻게 삶을 논할 수 있으랴.

방귀희 대통령 문화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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