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지도 속에 있는 길찾기… ‘독도고래’
독도고래/글 장석주·그림 이두식/문학의 문학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가끔 일각수 고래는 꿈을 꾸는 듯 몽환에 빠진 아득한 눈길이 되어 그런 뜬금없는 물음을 던지고 했습니다. 우리 고래 무리 중에서 그런 물음을 던진 고래는 그 일각수 고래가 처음입니다. ‘우리는 왜 고래일까?’ 그 물음도 일각수 고래의 것입니다.”(8쪽)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마에 뿔이 돋아 외뿔이로 불리는 상괭이 고래다. 독도 주변에서 살아가는 외뿔이는 사람처럼 내면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목격한 모든 일의 인과를 알고 싶어 한다. 어느 봄날, 스크루에 몸통이 찢긴 채 죽은 새끼 고래 주변을 빙빙 돌면서 ‘모든 고래는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똑똑한 고래가 외뿔이다. 아빠 없이 홀로 엄마와 살아온 외뿔이는 갑자기 나타난 상어떼에게 엄마마저 잃고 만다. 그런 외뿔이를 위로해준 건 늙은 범고래 할머니다.
“정어리에게는 정어리의 길이 있고, 고래에게는 고래의 길이 있단다. 물론 너는 고래의 길을 가야겠지. 너는 고래니까.” “저는 어떤 고래가 될까요?” “진짜 네가 가야 할 길은 숨어 있단다. 그건 영혼의 지도 속에만 나타나지. 그 길을 찾도록 해라. 그 길만이 너를 더 특별하고 위대한 존재가 되게 이끌 것이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 외뿔이는 혼자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고래뛰기’를 연습하기 시작한다. ‘고래뛰기’를 지켜보던 갈매기가 다가와 “왜 그게 그렇게 하고 싶은 거야?”라고 묻는다. “공중으로 도약하는 게 그냥 좋다고! 꿈은 안 보이는 거지만, 저 너머를 보게 해주지. 정말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안 보이는 것들이야.”(65쪽)
외뿔이는 ‘고래뛰기’를 통해 꿈이란 그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고래를 고래답게 살아가게 하는 힘의 원동력임을 깨닫는다. 마침내 천황이 산다는 해자리 나라를 지나 바다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외뿔이는 상어떼의 습격을 받고도 살아남아 아빠로 짐작되는 전설의 외뿔고래를 대면하기에 이른다.
외뿔이는 꿈처럼 아름다운 바다 속 깊은 세계를 지나 마침내 블랙홀 속으로 빨려든다. 그 후 수백 년이 흐른 어느 날 독도 부근 바다에 나타난 외뿔이는 새끼 고래를 데리고 찬란한 금빛 햇살을 받으며 물살을 가른다. 자신의 상처를 희망의 뿔로 바꾼 외뿔이 이야기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공감을 촉발시키는 ‘어른 동화’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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