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환의 삶과 신앙] 스승의 날을 맞으며

Է:2012-05-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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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환의 삶과 신앙] 스승의 날을 맞으며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없다고 탄식하는 시대에 다시 스승의 날을 맞는다. 해마다 스승의 날을 맞으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개봉한지 20년이 넘어도 볼수록 새로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 Society)’이다. 미 동부의 명문 사립예비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키팅(로빈 윌리엄스 분)이란 영어교사가 가진 가슴으로 만드는 참교육의 이상과 대학입시의 성과지상주의에 목을 맨 현실이란 저항이 빚어내는 슬프고도 안타까운 교육영화이자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다.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한 키팅 선생은 부임 첫 시간부터 파격적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오늘을 살라(카르페 디엠: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거두라!)’고 역설하며 학생 개개인이 지닌 참 재능을 발견하도록 이끌고 각자의 시선에서 발견하는 참다운 인생의 가치에 눈을 뜨게 한다. 그를 잘 따랐던 학생들은 학교 뒷산 동굴에서 모임을 갖고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을 결성하며 짓눌렸던 자신들의 끼를 발산한다. 그러면서 한 학생은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연극에의 동경을 실행한다. 그러나 그 학생의 아버지는 의사의 꿈을 이뤄주리라 믿었던 아들의 연극을 보자 군사학교로의 전학을 선언한다. 꿈이 꺾인 그 학생은 그날 밤 권총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사건의 원인 규명에 나선 학교 측은 키팅 선생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학교에서 그를 추방한다. 그가 떠나는 날, 그 학교 교장의 만류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권위와 압박의 상징인 책상위에 올라가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가슴으로 존경하는 선생님께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그들을 지긋이 바라보던 키팅은 마지막 말을 던진다. “Thank You Boys, Thank You.”

그런 선생님의 교육으로 이제는 아이들이 자신의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키팅 선생님의 교육이 현실에서는 패배했으나 아이들의 가슴과 혼에서는 승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잔잔한 파문처럼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얼마나 내 교육의 현장에서 학생들의 가슴과 혼에 창조성의 불을 놓았는가를 많이 반성해본 적이 있다.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이 아마 같은 심정으로 이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현실만 탓하며 내 이상과 꿈을 너무 쉽게 포기하진 않았나? 아니 내 가슴에 학생들의 가슴과 혼을 적실 창조성의 혼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기는 한 것인가를 묻고 또 묻게 하는 영화이다.

르네상스시대의 3대 예술가로 알려진 미켈란젤로는 숱하게 많은 걸작의 회화들과 조각상들을 남겼다. 특히 이탈리아의 강하고 아름다운 대리석을 깎아 만든 그의 조각품들은 그 주인공들이 차가운 돌이 아니라 금방이라도 살아 뛰쳐나올 것만 같은 생동감으로 보는 이들에게 강한 여운을 준다. 다윗 상과 모세 상, 피에타 등이 그렇다. 이러한 걸작의 조각을 남긴 미켈란젤로에게 어느 사람이 물었단다. 당신은 어떻게 이런 차가운 돌에서 살아있는 듯 한 인물들을 만들어 내나요? 그의 답변은 “나는 차가운 돌 속에서 해방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의 호소를 듣습니다. 그 호소를 가슴과 혼으로 들으며 그가 아닌 부분들을 징과 망치로 제거해 주면 바로 그 인물이 생동감 있게 살아나게 되지요.”

차가운 대리석 속에서 해방되기를 간절히 호소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생의 교육, 창조의 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이 시대의 선생들, 부모들, 기성세대들은 오늘 자라나는 우리의 미래 주인공들에게서 그 소리를 듣고 있을까? 우리들이 사랑하는 아이들이 삶의 무거운 현실과 과중한 경쟁의 압박감에서 차가운 돌들로 변해 버렸을 때, 그리하여 자신의 참다운 목소리와 자신의 혼을 잃고 있을 때, 그 속에서 들려오는 간절한 해방의 외침을 들을 수 있고 사랑의 징과 망치로 그들을 차가운 억압의 힘에서 해방시켜줄 따뜻한 가슴과 혼을 지닌 참 선생님들의 모습을 간절히 기다리는 오늘, 스승의 날이다.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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