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온] 동물보호냐, 과잉복지냐

Է:2012-05-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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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영화제 수상작은? 강대진 감독의 1961년작 ‘마부’. 그해 1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 은곰상을 받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이병일 감독이 1956년에 영화화한 ‘시집가는 날’이 이듬해 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수상한 게 효시. 하지만 이 영화제는 1972년 견본시로 성격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1982년에는 아시아태평양영화제로 명칭까지 변경되는 등 연속성을 상실했다. 그런 점에 비추어 ‘마부’가 해외영화제 첫 수상작으로 꼽힌다.

당시 아버지역을 맡아놓고 연기하던 김승호가 열연한 ‘마부’는 그때까지도 짐마차가 도심에서 운송수단으로 사용되던 60년대 초, 전근대와 근대가 혼재하던 사회상과 함께 마부를 천직으로 여기고 힘겹게 살아온 희생적인 아버지상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서 보듯 불과 50년 전, 4·19와 5·16이 일어났던 그때만 해도 마차는 여전히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비록 사라져가는 중이긴 했어도.

지금은 그 명맥이 청계천 관광마차로 간신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 그마저도 퇴출당할지 모른다.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이어 관광마차 역시 ‘동물 학대’라는 동물보호단체의 민원에 따라 서울시가 운행 금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언론이 이름 붙인 것처럼 ‘박원순표 동물복지 2탄’.

아무리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동물을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옳다. 동물도 피조물의 하나로서 부여받은 생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경우라도 불필요한 괴롭힘이나 고통을 당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작금의 동물보호, 혹은 복지 열풍은 지나친 감이 있다.

돌고래쇼도 관광마차도 다 동물 학대라면 경마나 쟁기질 같은 동물을 활용한 오락과 일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동물원에 동물을 가둬놓는 것, 그리고 동물을 식용으로 하기 위해 기르거나 포획하는 행위까지 동물 학대 아닌 게 없다. 그렇다면 동물은 모두 자연상태 그대로 놔두고 일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게 가능한가. 또 돌고래는, 과연 제대로 적응할지는 차치하고 바다에 방사하면 된다지만 관광마차를 끌던 말은 어떻게 할 건가. 관광마차 마부의 항변처럼 “산으로 돌려보내”야 하나.

인간의 탐욕과 무지, 무신경, 잔인성 등으로 인해 동물이 학대받거나 희생되는 것은 타율로라도 막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인간과 동물의 모든 공생관계를 동물 학대로 몰아붙여서는 곤란하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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