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가를 찾아서] (20) 안디옥의 전성 시대

Է:2012-05-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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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가를 찾아서] (20) 안디옥의 전성 시대

베드로·바울 돌아오고 누가는 의료 봉사… 안디옥 교회 활기

마가가 안디옥으로 돌아갔을 때 반가운 일이 생겼다. 예루살렘을 떠나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등에서 전도 활동을 하던 베드로가 안디옥에 나타났던 것이다. 나사렛 예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분으로부터 반석이라는 뜻의 ‘게바’라는 이름을 얻었던 그가 본격적으로 베드로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안디옥에서부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디옥의 성도들이 주로 모여 예배를 드리던 장소가 성안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산 실피우스의 동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동굴은 후일 ‘베드로 동굴 교회’로 불리워졌고, 예수께서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하셨기 때문에 베드로를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였다고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안디옥에 머물렀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너희가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벧전 1:17)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았다고 전해지는 베드로가 안디옥에 나타나자 안디옥 교회 성도들의 기쁨이 어떠했을 것인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특히 유월절 만찬의 때로부터 그와 구면인 마가의 반가움은 더 컸을 것이다. 나사렛 예수의 지시를 받고 마가의 집을 찾아온 두 제자는 베드로와 요한이었다.

“자리를 펴고 준비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라”(막 14:15)

마가와 마태는 그들이 기록한 복음서에서 그 두 제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누가는 그 이름을 밝혀 놓았다.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눅 22:8)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마가는 안디옥에서 누가를 만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학자들은 누가가 안디옥에서 태어난 헬라인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를 처음 드러낸 것은 바울이 2차 선교 여행에 나서서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다가 드로아로 내려갔을 때이고, 그 이전에는 안디옥 교회에 그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바울이 그 환상을 보았을 때 우리가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러라”(행 16:10)

여기서 ‘우리’란 곧 누가를 포함한 바울의 선교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누가는 바울이 AD 47년 제1차 선교 여행을 떠난 이후 언제쯤인가 안디옥에 나타나서 성도들로부터 복음을 전해들었을 것이다. 또 그가 의사이므로 아픈 성도들을 위해 의료 봉사도 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AD 47년 버가에서 바울 일행과 헤어진 마가가 예루살렘의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다려 AD 48년 다시 안디옥으로 갔다면 거기서 누가를 만났을 것이다. 또 그가 안디옥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면 의료 봉사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했을 수도 있다.

누가가 안디옥 사람이 아니라면 어디 출신이었을까? 사도행전의 일부 기록들은 그가 빌립보 사람이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마게도냐 왕 빌립 Ⅱ세가 중건한 빌립보를 마게도냐의 첫 성으로 기록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행 16:12) 그곳에는 당시 최대의 의과대학이 있었고, 누가와도 상당한 연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울을 빌립보로 안내한 그는 이후 8년간 빌립보에 머물며 사역을 했고 바울이 에베소와 헬라 등지에서 가르치며 전도하던 제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마게도냐를 거쳐 안디옥으로 귀환할 때 다시 그와 합류했다.

“그들은 먼저 가서 드로아에서 우리를 기다리더라”(행 20:5)

누가가 빌립보에서 의학을 공부한 의사였다면 그가 왜 AD 47년경 안디옥에 왔을까? 학자들은 그가 의사였으며 동시에 저술가이며 여행가였다고 말한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안디옥으로 이어진 그리스도인들에 관한 소문과 그들 중에서 나타난 치유의 기적에 관하여 듣고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안디옥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그는 안디옥에서 만난 마가에게 그의 집 다락방에서 일어났다는 일들에 관해서 물었을 것이고, 나사렛 예수가 세상을 떠난지 18년이나 되는데도 어찌하여 그에 관한 기록이 없느냐고 따졌을 수도 있다.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나도”(눅 1:3)

그 때쯤 비시디아 지역에서 제1차 선교 여행을 마친 바나바와 바울이 안디옥에 돌아와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에 대하여 보고하고 함께 기뻐했다. 교회의 수장으로 존경받는 베드로가 돌아오고, 바울과 바나바가 돌아와 이방인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역사를 전하고, 의사 누가가 열심히 의료 봉사를 하는 등 안디옥 교회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은 것 같았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전성기에는 소란한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성경에서 순종하는 무리의 상징이 된 양들의 또 다른 특성은 바로 시기심이 많다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들이 유대로부터 내려와서 형제들을 가르치되 너희가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받지 못하리라 하니”(행 15:1)

그 말은 당시 안디옥에 와서 의료 봉사를 하던 헬라인 의사 누가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주장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그 능력을 송두리째 무효로 돌리는 일이었다. 그들의 주장에 바울과 바나바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바울 및 바나바와 그들 사이에 적지 아니한 다툼과 변론이 일어난지라”(행 15:2)

후일 바울은 자신의 분노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 1:9)

그리고 불꽃은 엉뚱하게 안디옥에 와 있던 베드로에게로 튀었다.

“게바가 안디옥에 이르렀을 때에 책망받을 일이 있기로 내가 그를 대면하여 책망하였노라”(갈 2:1)

베드로가 이방인들과 함께 식사하던 중 예루살렘 교회의 책임자 야고보가 안디옥 교회의 문제를 실사하기 위해 보낸 조사단이 도착했다. 베드로는 유대인이 이방인과 함께 식사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엉겹결에 일어나 자리를 옮겼다. 교회의 수장으로 불리우던 베드로가 바로 그 때 바울에게 봉변을 당한 것이다.

“네가 유대인으로서 이방인을 따르고 유대인답게 살지 아니하면서 어찌하여 억지로 이방인을 유대인답게 살게 하려느냐”(갈 2:14)

그의 분노는 식을 줄을 몰랐다.

“만일 의롭게 되는 것이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셨느니라”(갈 2:21)

사태가 심각해지자 안디옥 교회는 바울과 바나바 등 몇 사람을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와 장로들에게 보내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AD 49년 역사적인 첫 번째 총회가 예루살렘에서 열렸던 것이다. 이 회의에서 빛났던 것은 베드로의 리더십과 야고보의 조정 능력이었다. 신참 선교사 바울에게 뜻밖의 봉변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는 총회에서 바울과 그 입장을 같이 했다.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행 15:10∼11)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 야고보는 베드로와 바울의 이 원칙적인 주장을 옹호하면서 다만 이방인들의 우상 제사와 음행에 관한 유대인 형제들의 우려를 전하여 삼가도록 하자고 조정안을 냈다. 그렇게 해서 바사바와 실라에게 총회의 서한을 지참시켜 안디옥에 보냄으로 논쟁을 일단락시켰다.

“그들이 작별하고 안디옥에 내려가 무리를 모은 후에 편지를 전하니 읽고 그 위로한 말을 기뻐하더라”(행 15:30∼31)

할례 문제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주목하고 있던 누가와 마가의 소회를 짐작할 수 있다. 헬라인 누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확신하는 바울의 사랑과 믿음에 감명을 받았을 것이고, 그런 경외심은 누가의 평생에 이어지게 되었다. 마가는 그가 아직 어렸을 때에 처음 만났던 베드로의 섬김과 리더십에 크게 감명을 받았고, 이후로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며 존경하게 된다. 예루살렘 총회는 바울과 누가 그리고 베드로와 마가를 이어 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김성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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