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걸린 42.195㎞… 하반신 마비 英여성 보조기 달고 마라톤 완주

Է:2012-05-0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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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 클레어 로마스(32)는 경주마를 타는 기수였다. 말 위에 앉으면 풍성한 금발이 하얀 모자 아래로 넘실댔다. 그러나 2007년, 말에서 떨어져 가슴 아래부터 하반신 감각을 잃었다. 지난 5년 동안 걸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걷고 싶은 욕망을 멈출 수 없었다. 마침내 8일(현지시간) 로마스는 영국 런던 마라톤 결승선을 넘었다. 42.195㎞를 완주한 것이다. 출발한 지 16일만이었다고 미국 abc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1월까지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던 로마스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것은 첨단 생체공학 장비인 ‘리워크(ReWalk·약 8000만원)’ 때문이었다. 그는 컴퓨터 본체가 든 가방을 메고, 상체에 센서를 붙이고, 모터에 의해 작동되는 보행 보조기를 양 다리에 붙이고 걸음을 뗄 수 있었다. 양손에는 지팡이를 짚었다. 센서가 상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분석하면 본체가 다리에 붙어 있는 모터를 작동시켜 보조기를 움직이게 하는 원리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겨우 30걸음만 나갈 수 있을 뿐이었다. 매 순간이 힘들었다. 움직이지 않고 서 있을 때는 다리에 감각이 없기 때문에 항상 넘어질까 두려웠다.

16일 전인 지난 4월 22일, 로마스는 3만5000명의 주자 사이에서 서 있었다. 매일 3.2㎞ 정도를 걸었다. 8일 그가 버킹엄궁 근처에 마련된 결승선을 통과하자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당일 도착한 선수에게만 완주 메달을 수여한다’는 런던 마라톤 조직위에 맞선 10여명의 완주자들이 자신이 받은 메달을 로마스에게 걸어줬다. 그가 걸음을 뗄 때마다 하반신 마비에 관한 연구를 하는 자선단체에 기금이 쌓였다. 10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

로마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인내심을 갖고 달렸다”며 “어제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멈추면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3년 전 결혼해 현재 15개월인 건강한 딸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는 “딸과 누가 더 빨리 걸음마를 시작할지 경쟁했다”며 웃었다. 남편 댄은 마라톤 내내 아내를 도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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