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김연아의 술 광고
김연아 선수가 펼치는 피겨 스케이팅의 묘기는 신기(神技)에 가깝다. 제아무리 문외한이라도 그와 다른 선수의 경기 장면을 비교·분석하면 김 선수의 기술이 세계 정상급임을 대번에 알 수 있다.
각고의 노력으로 실력을 갈고닦은 김 선수가 기량을 마음껏 발산하고 활짝 웃는 모습을 기억하는 국민은 아주 많을 것이다. 전광판에 김 선수의 점수가 나오고, 마침내 우승이 확정됐을 때 관중뿐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 장면은 어떤가. 가히 살인미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환상적이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서 김 선수는 피겨 여왕임을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입증시켰다. 검정 정장과 흰 와이셔츠에 중절모를 쓰고 아이스쇼에 나온 김 선수가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자 팬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지난해 SBS TV 예능프로그램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를 진행하면서 박장대소하는 김 선수의 모습에는 시청자들의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하는 마력(魔力)이 있었다.
국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김 선수에게 한국중독정신의학회가 지난 6일 ‘태클’을 걸었다. 김 선수가 맥주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음주문화를 조장한다며 규제 장치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이 학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술을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스포츠 스타의 주류광고를 엄격히 규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네티즌들이 찬반으로 갈려 갑론을박을 벌였다. ‘몇 년 전에는 우유를 마시라고 했던 김연아가 이번에는 술을 마시라고 한다’고 비판하거나 ‘박지성과 추성훈도 술 광고를 하는데 왜 여성 스포츠 스타인 김연아만 물고 늘어지느냐’고 두둔하는 식이다. 양쪽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고려할 것은 우리나라의 술 과소비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점이다. 스포츠 스타와 인기 연예인들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도 없다. 이번 기회에 인기 스타들의 주류광고에 대해 사회적 공론을 모아 보는 것은 어떨까. 피겨 여왕의 술 광고가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닌 듯해서 하는 말이다.
또 김 선수가 주류회사와 협의해 광고를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주류광고 수입을 자선단체나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면 어떨지. 그러면 불필요한 논란도 잠재우고, 스포츠 스타의 사회적 책임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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