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래주점 참사’ 비상 통로를 방으로 개조… 탈출로 막혔다…생존자 증언

Է:2012-05-07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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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노래주점 참사’ 비상 통로를 방으로 개조… 탈출로 막혔다…생존자 증언

34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부전동 시크노래주점 화재 사고는 불법 구조변경과 경보시설 고장 등 총체적 부실이 빚은 인재(人災)로 확인됐다.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부산진경찰서는 7일 합동감식반의 조사 결과 노래주점 내부가 불법 구조변경 되면서 비상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주 조모(26)씨를 상대로 불법 개조가 언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이 노래주점은 허가 당시 24개였던 방을 무단으로 26개로 늘렸다. 주 출입구 앞에 있던 다용도실을 26번 노래실로, 내부 오른쪽 끝에 위치한 부속실(비상구 통로)을 1번 실로 불법 개조했다. 당초 1번 실은 25번 실이 됐다. 특히 부속실을 1번 노래실로 개조하면서 부속실과 맞붙어 있던 비상구와 건물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접이식 계단을 없앴다.

한꺼번에 6명이 목숨을 잃은 부품회사 직원들이 들어갔던 노래실은 개조된 25번 실로 확인됐다. 부속실이 1번 실로 개조되지 않았다면 이 회사 직원들은 화재 당시 곧바로 비상구를 통해 탈출할 수 있었다.

또 주 출입구 바로 오른쪽에 있는 비상구에 별도의 문을 달고 물품을 2곳에 쌓아뒀다.

부품회사 직원들과 함께 있다가 탈출해 목숨을 건진 A씨에 따르면 당시 비상벨과 비상등도 고장났다. 업주와 종업원들은 손님들의 구조를 외면한 채 자신들만 건물을 빠져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날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당시 비상벨 소리와 비상등 불빛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화재발생 22분 전인 지난 5일 오후 8시30분쯤 동료들과 함께 노래주점에 들어갔다. A씨 일행은 목재 타는 매캐한 냄새가 나 종업원을 불렀다. 그러자 종업원들은 “괜찮다”고 말했으나 10여초 뒤 “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다. 업주와 종업원들이 자체 진화를 하려다 불이 번지자 말을 번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동료들을 노래실에서 먼저 내보낸 뒤 숨을 참으며, 칠흑 같은 복도를 정신없이 내달려 출입구를 찾았다. 간신히 건물을 빠져 나온 A씨는 잠시 의식 잃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노래주점에 설치된 8대 CCTV 내용 중 일부를 복원해 화재원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 부산대양산병원에서 오전 실시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숨진 9명의 사인은 ‘그을음과 일산화탄소 흡입에 의한 화재사’로 밝혀졌다.

부산=윤봉학·조원일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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