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체 위기] 불신 가득찬 4인회의… 눈길도 주지않고 고성·막말
‘냉전 방불’ 공동대표단 수습회의 이모저모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의 최고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4인의 공동대표도 7일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극한 대립을 벌였다.
이날 오전 진보당 대표단 회의가 열린 여의도 국회 본청 2층 의정지원단 회의실에서는 마치 냉전시대 남북한 회담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4∼5일 전국운영위를 주재하며 당권파를 대변했던 이정희 공동대표에게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같은 정당 구성원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분노, 긴장감은 이들의 표정에서 가감 없이 드러났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가 부실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일성(一聲)을 터뜨렸다. 이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거론하며, “그때 나는 쉽게 여론의 뭇매에 동조하지 않았다. 어떤 여론의 공세도 사실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비당권파의 당권파 비판이 부당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다는 얘기다.
그러더니 그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다른 공동대표 3인을 향해 “진상조사위가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 했다. 부실 조사했으니 이제 그 책임을 다 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유 공동대표는 “우리 당이 민주주의 기본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에서 (이번 사태가) 시작됐다”면서 “당 스스로 만들어낸 정통성의 위기로 규정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권파는) 운영위 회의를 방해하고 회의장을 물리적으로 봉쇄했다. 너무 충격적이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원천봉쇄한 것은 민주주의 파괴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당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미래는 말할 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아프다고 피하지 말고 부끄럽다고 감추지 말라”고 이 공동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또 “이 낡은 관행과 습속을 10여년 이상 방치해온 책임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죄는 너무 크다. 사즉생의 각오로 (운영위가 내린) 결단을 당원 동지들이 함께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30분 공개 발언 뒤 2시간가량 비공개 회의가 이어졌고 회의장 밖으로는 고성이 새어 나왔다. 당권파 참석자는 “쪼가리를 들고 다니면서 발표나 하면 안 된다”고 고함을 질렀다.
회의가 끝난 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조 공동대표가 회의장을 빠져나오자 한 당직자가 “왜 화를 내느냐. 당원들의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조 공동대표가 “내가 언제 화냈느냐”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이 공동대표가 끼어들어 “당직자한테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이 공동대표는 “숫자 발표해 놓고 왜 어딘지 얘기 안 하느냐. 이런 사람이 당 대표였나”라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조 공동대표는 어안이 벙벙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참 유치찬란하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장원섭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조사는 사실이 아니라 왜곡된 거다”며 운영위 때부터 나온 당권파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는 이 공동대표가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놓고 “노무현을 팔아먹는 후안무치한 행태” “도대체 노 전 대통령을 어디다 방패막이로 쓰느냐”는 등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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