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연 기자의 건강세상 돋보기] 지방 환자들 서울 대형병원 찾는 까닭
지방 환자가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른바 환자의 서울 집중현상이다. 지방 환자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조금만 큰 병이라고 생각되면 본인은 물론 자식들도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한다. 덕분에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끝없이 환자가 증가하고 규모 역시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수술을 하게 되면 치료기간을 포함해 짧아도 한 달, 길게는 반 년 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도 괴롭지만 그동안 서울과 지방을 오가면서 간병해야 하는 가족들도 ‘죽을 맛’이다. 당연히 비용 역시 적어도 2배는 들어간다. 물론 서울에 시설 좋은 병원과 실력 있는 의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이나 초기 단계 암수술까지 꼭 서울에서 받아야 할 만큼 지방의료기술이 낙후돼 있는 것도 아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며칠 전 첨단의료복합단지 관련 취재를 위해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들었다.
“지방에서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일단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모셔야만 ‘불효자’ 소리를 안 듣습니다. 지역 내 병원에 입원시킬 경우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는 주위의 핀잔을 듣게 되니 무리를 해서라도 서울에 모시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환자 본인의 바람과 자식의 효심, 주변 여건이 함께 맞물려 이런 상황을 빚어내는 것이다.
대구시는 ‘메디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데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할 만큼 의료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도 서울로 이탈하는 환자를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지역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울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의사를 찾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 지역 내 대학병원급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수술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의에게 치료받기 위해서는 중간에 새치기하지 않는 한 짧게는 석 달, 길게는 일 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초기 암환자의 경우 명의를 기다리면서 중기·말기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이제 무조건 유명한 의사에게 치료받아야만 한다는 기존의 인식을 바꿔도 되지 않을까.
조창연 기자 chyj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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