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저축銀 종편에 수십억 투자, 왜

6일 영업정지를 당한 일부 부실 저축은행들이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종합편성채널 등에 수십억원가량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1~3월 MBN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솔로몬은 2010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에만 126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으며, 전년도에도 적자가 1092억원에 달했다. 부실로 곪은 상태임에도 사업성이 불확실한 종편에 투자한 것이다.

미래저축은행도 2010 회계연도 동안 채널에이에 46억원을, MBN에는 15억원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감사보고서 상에 나타났다. 미래는 이 기간에만 265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정지를 당한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제일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채널에이에 30억원, MBN에 1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지난해 4~5월 MBN과 jTBC에 각각 20억원을 쏟아부었다. 영업정지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스위스 저축은행도 MBN에 2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부실로 허덕이는 저축은행들이 적자를 내는 과정에서 종편 지분에 참여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배당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향후 경영난에 따른 추가 증자까지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적지 않은 돈을 종편 투자에 썼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해당 언론사들의 압력에 이들 저축은행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투자에 나섰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종편에 투자한 저축은행 안팎에서는 “투자를 하고 싶어서 하느냐. 대형 언론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물론 저축은행 가운데 종편에 투자하지 않은 곳도 많다. 이번에 영업정지를 당한 한국저축은행도 종편에 돈을 넣지 않았다. 대형 저축은행보다 작지만 투자제의를 거절한 곳도 있다.

고세욱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