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래주점 화재 참사] 3층 노래주점 불, 9명 사망… 통유리 외벽에 탈출 못했다

어린이날 부산 도심의 대형 노래주점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부산 부전동 6층 건물의 3층에 있는 시크노래타운에서 5일 오후 8시52분 불이 나 손님 김지원(24)씨 등 9명(남자 7명, 여자 2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가얀(38)씨 등 스리랑카인 3명이 포함됐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춘해병원, 백병원, 온병원,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의료원 등 시내 6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가운데 이모(33)씨 등 4명은 6일까지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합동감식반과 종업원 김모(23)군 등에 따르면 노래방은 600여㎡ 규모에 26개 노래실로 이뤄져 있으며, 불은 노래주점 중앙 손님이 없던 21번과 24번 실이 마주 닿은 벽쪽에서 시작됐다. 정전과 함께 유독 연기가 순식간에 실내 전체로 퍼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손님들이 출입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면서 피해가 컸다. 강화유리 외벽도 탈출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불이 난 이 빌딩은 지난해 11월 23일에도 2층 한 노래방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으나 손님이 없어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화재예방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노래주점이 위치한 곳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사상자 대부분이 20, 30대 젊은이들이었다. 특히 사망자들 중에는 스리랑카인 근로자 3명 등 부산 금사동 모 회사 직원 6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회식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부산소방본부는 20여대의 소방차와 100여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해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쯤 진화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본부, 전기공사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벌인 경찰은 이날 1차 브리핑을 통해 화재원인으로 ‘전기적 요인’ 등으로 추정했다.

△사망자=함진녕(31·부산대병원), 제민정(22·여·부산대병원), 김지원(24·온종합병원), 서한결(21·백병원), 박성범(19·동아대병원), 김은경(25·여·동아대병원), 가얀(28·스리랑카인·춘해병원), 제모누(26·스리랑카인·고신의료원), 필랑가(25·스리랑카인·백병원)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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