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슈퍼 EU 대통령’ 꿈꾼다… 獨 주도 각국 외무장관 비밀회담
막강한 권력을 가진 유럽연합(EU)의 대통령이 탄생할까.
유럽 각국 외무장관들이 최근 독일의 주도 아래 비밀 회담을 갖고, 그들이 꿈꿔왔던 ‘슈퍼 EU 대통령’직을 신설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4일 보도했다. EU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해왔던 영국은 비밀 회담에서 제외됐다.
EU 외무장관들은 최근 비밀 회담을 갖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두 직책을 합친 하나의 대통령직을 만들자고 논의했다. 이 슈퍼 대통령은 선출직이 아니며, EU 회원국의 정치와 경제를 한목소리로 통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 회담은 ‘하나된 유럽’을 지향하는 ‘베를린 그룹’에 의해 주도됐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이 진두지휘했다. 유로화가 아닌 파운드화를 고집해 EU 경제 통합의 걸림돌이 되어 온 영국은 이 모임에서 아예 빠졌다.
현재 EU 회원국 27개국의 형식상 대통령은 정상회의 의장인 벨기에 출신의 반롬푀이다. 회원국 정상수반으로 구성된 정상회의에서 선출된 직책이기 때문에 EU의 ‘정치적’ 대통령인 셈이다. 바호주가 맡고 있는 집행위원장은 보다 실무적인 일을 담당한다. 집행위원장도 정상회의의 멤버로 정상회의 의장을 선출하게 된다. 바호주는 주로 ‘경제’ 분야를 맡아왔다. 두 사람은 그동안 미묘한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할 두 지도자가 그동안 각각의 이해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두 직책을 합친 대통령이 탄생해 위기에 처한 유럽 경제를 살려내길 바라고 있다. 또 이 계획에는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안의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유럽이라는 나라로 통합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도 담겨있다.
그러나 영국은 이 계획이 나폴레옹 통치 시절이나 신성로마제국처럼 유럽이 세계를 호령하던 시대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출신의 유로 의회 의원인 폴 넛탈은 “이것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아이디어”라며 “신성로마제국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인가”라고 비난했다. 영국 외무부는 “슈퍼 대통령의 탄생은 조직 내 잠재적인 갈등을 불러올 것”이라며 선출직도 아닌 한 명의 관료에게 슈퍼 파워가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국가를 없애고 새로운 유럽연합을 만들겠다는 것은 허망한 꿈”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영국의 유일한 희망은 EU를 탈퇴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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