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춘추-염성덕] 사회적 기업 성공하려면

Է:2012-05-03 18:38
ϱ
ũ
[여의춘추-염성덕] 사회적 기업 성공하려면

그라민은행, KIVA, GSB….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적 기업들이다. 사회적 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상품과 서비스 판매로 영리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비영리조직과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중간 형태를 취한다.

그라민은행은 방글라데시 무하마드 유누스 교수가 빈민들에게 소액신용대출을 해준 것을 기반으로 1983년 설립된 법인이다.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은 대출 받은 600만명의 극빈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빈곤에서 벗어날 정도로 크게 성공했다. 그라민은행은 정보통신·에너지 공급·교육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도 빠르게 다각화했다.

해외 기업·SK 사례 본받기를

2005년에 설립된 미국 KIVA는 협약을 맺은 저개발국가 소액금융기관(MFI)을 통해 농부나 소규모 창업자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현재 운용자금은 2억1900만 달러에 이르고, 전 세계 59만여명이 투자한 상태다. 채무자의 상환비율은 98.75%로 무척 높다. 몽골 토고 등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1991년에 설립된 미국 사무용품 제공업체 GSB는 이익의 50% 이상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한다. 해외에서는 펀드를 활용한 사회적 벤처 투자 활동도 활발하다.

우리나라 사정은 어떤가. 2003년 당시 노동부 주도로 사회적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태스크포스가 구성됐고 2007년 1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됐다.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은 인건비·재정·세제·사업개발비 등의 지원을 받는다. 또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를 공공기관이 우선 구매한다. 서울시와 16개 투자·출연기관, 25개 자치구가 올해 계획된 소모성 물품 구입비 4조8900억원 중 3조3877억원(69.3%)을 사회적 기업·장애인 기업 등에서 구매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다.

지난해 말 현재 사회적 기업으로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기업은 644곳, 지방자치단체 지정을 받은 예비 사회적 기업은 1379곳에 달한다. 사회적 기업이 예비 사회적 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정부의 지원을 더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영세하고, 국고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려면 대기업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현금·물품을 기부하기보다는 상생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을 확대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내 최대 사회적 기업인 행복나래㈜를 비롯해 사회적 기업 10곳을 설립했고, 사회적 기업 63곳을 지원하는 SK그룹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SK그룹이 사회적 기업을 보는 시각은 최태원 회장이 2010년 6월 미 뉴욕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회의 때 행한 연설에 잘 나타나 있다. 최 회장은 “기업의 1회성 기부 활동으로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어렵다. 기업적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 회장의 연설을 높이 평가했다.

정부 중장기 정책 내놓아야

SK그룹과 한국경영학회 공동 주최로 지난달 30일 열린 ‘2012 사회적 기업 포럼’은 사회적 기업의 발전 모델을 논의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최 회장은 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별도의 증권시장을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적절한 제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도 달라져야 한다. 주로 사회적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영국 등 선진국처럼 투자·운전자금을 대폭 지원해 사회적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