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진홍] 자식사랑

Է:2012-05-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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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의 자식사랑은 감동적이다. 엄마 펭귄이 영하 50도를 오가는 남극의 겨울에 알을 낳은 뒤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면 아빠 펭귄은 발 위에 있는 주머니에 알을 품는다. 강풍과 눈보라를 등진 채 아빠 펭귄은 3∼4개월을 서서 눈(雪)만 먹으며 버틴다. 알을 놓치면 혹한에 얼어버리기 때문이다.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와도 행여 얼어 죽을까 자신의 체온을 전하며 키운다.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나간 엄마 아빠 펭귄은 천적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어도 새끼 곁으로 돌아온다. 새끼에게 먹이를 주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기 자식이 사랑스럽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마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아버지 안영모 옹의 자식사랑도 남다른 듯하다. 그는 최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교수에게 무한신뢰를 나타냈다. 청탁이란 건 절대 있을 수 없고, 정치도 참 잘할 재능을 갖고 있으며, 베푸는 게 몸에 배어 있으며, 맺고 끊는 게 말도 못하게 놀랄 정도라고 안 옹은 전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데 이어 대중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으니 어찌 예쁘지 않겠나.

이쯤에서 그쳤더라면 좋았으련만, 안 옹은 조금 더 나갔다. “손학규는 당을 옮겨 다녀 국민이 좋아하질 않아. 김두관은 인지도가 낮아. 종로에서 걸린 사람(정세균)도 나오려 하고, 세종시에서 된 그 친구(이해찬)도 있지만 지지도가 낮으면 (대선출마를) 접어야 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은 “안철수 대 박근혜 구도가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 야당 내 대선주자들은 안 교수와 대적할만한 상대가 안 된다는 생각까지 밝힌 것이다.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큰아이(안 교수) 성격상 경선은 절대 안 할 것”이라는 말에서 고개가 더 갸우뚱거려진다. 안 교수를 대선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없지 않은 탓이다. “(대선출마는)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안 교수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다.

안 옹은 지난해 11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봐도 (아들은) 정치판에 가는 그런 성격이 안 된다. (아들이 고민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보다 2개월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안 교수의 대권 도전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말릴 생각이지만, 아들도 50세를 넘겼으니 이제부터는 일절 말 안 하고 지켜만 보려 한다”고 했다.

부모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새삼 떠오르는 질문이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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