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경감, “폭언·축소수사 압력 의혹 검사 떳떳하다면 나와서 진실 규명하면 될 것”

‘박00 검사는 경찰 소환 요구에 즉각 응하라’ 검찰청사 앞 1인시위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점에서 특권 뒤에 숨지 말고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하고 싶었습니다.”

27일 오전 11시40분부터 1시간여 동안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이지은(34) 경감은 29일 “박모 검사가 떳떳하다면 경찰에 나와 진실을 규명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휴가를 낸 이 경감은 ‘폭언·수사 축소 압력 의혹, 박OO 검사는 경찰의 소환 요구에 즉각 응하라’라고 쓴 피켓을 만들고 대구까지 내려가 시위를 벌였다. 이 경감의 흰색 미니원피스와 검정 선글라스 등 세련된 외모와 옷맵시도 눈길을 끌었다.

이 경감은 경찰대 17기로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사법제도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그는 “사법제도 연구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밀양경찰서 정모 경위가 당시 창원지검에서 수사지휘를 하던 박 검사를 고소한 사건에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경감은 “검사가 기소를 독점하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현행 국내 사법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만큼 후진적”이라며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고 검찰은 기소를 진행하는 미국과 영국의 사법제도에서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진적 변화에 무리가 따른다면 경찰이 본래적 수사기능을 맡고 필요할 경우 검찰이 예외적으로 수사를 하는 일본식 제도가 절충형으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경감은 부산 경남여고를 졸업한 뒤 경찰대에서 밴드 ‘푸르뫼’ 리더이자 드럼연주자로 활동했다. 그는 “승진에 큰 욕심은 없지만 여경 최초로 치안감에 오른 이금형 광주경찰청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경감은 2001년 인천 남동서 경제팀 발령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러시아와 스페인 등 20여개국을 혼자 다녀올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법사회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아 사법제도 개혁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며 “삶에 재미있는 게 매우 많아 아직 결혼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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