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노작가의 열정 “작품으로 말해야죠”… 윤중식 화백 국내 첫 上壽展

Է:2012-04-29 18:14
ϱ
ũ
100세 노작가의 열정 “작품으로 말해야죠”… 윤중식 화백 국내 첫 上壽展

내달 3일부터 한달간/ 서울 성북구립미술관

1913년 평양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윤중식 화백은 어린 시절, 미술은 물론이고 음악과 체육 가릴 것 없이 재능이 뛰어났다. 평양 숭실중학교에 다닐 때는 수영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1935년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현재 무사시노미술대학)에 입학해 서양화를 배운 그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등 작가들과 함께 한국근대미술 서양화 2세대로 분류된다.

올해 100세를 맞이한 윤 화백은 아직까지 붓을 놓지 않고 있다. 필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붓과 캔버스를 가까이하며 신작을 발표하는 개인전을 준비했다. 서울 성북동 성북구립미술관에서 5월 3일부터 6월 3일까지 국내 첫 상수(上壽·100세) 전을 연다. 100세의 생존 작가가 현역으로 활동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개인전까지 여는 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큰아들 대경(65)씨의 전언에 따르면 윤 화백은 청력이 약해졌을 뿐 아직도 정정하다고 한다. 조금 늦게 일어나 식사한 뒤 오후 내내 작업에 몰두할 때가 많다. 다만 힘에 부쳐 유화 대작은 못하고 과슈(불투명 수채) 소품을 주로 그린다. 전시를 앞두고는 “오랜만에 그림이 밖으로 나가니 기분이 묘하다. 작가는 나이보다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53년 ‘가을풍경’으로 국전 특선, 56년 ‘교회와 비둘기’로 미술협회전 문교부 장관상 등을 수상한 그는 작가 활동 80여년 동안 유화 수백 점을 그렸다. 따뜻한 색감이 묻어나는 정물과 풍경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풍경화는 빛의 묘사가 절묘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저녁노을과 돛단배가 있는 시골풍경은 이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2000년 ‘미수(米壽·88세)’ 전 이후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는 그의 화풍이 무르익었던 70∼80년대 작품을 비롯해 2000년 이후 제작한 미공개 작품 4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총 출품작은 70여점. 생애 마지막 개인전이 될 수 있기에 삶의 발자취가 담긴 드로잉과 사진, 친필 자료도 공개된다.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조명할 수 있는 전시다.

추수가 끝난 후의 아스라한 가을 들판 모습을 표현한 ‘석양’(2004), ‘추수의 계절’(2011),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애잔한 강변의 풍경을 그린 ‘섬’(2004) 등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생동감 넘치는 붓질과 강렬한 색채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장엄한 대자연의 서정미와 신비감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색다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최근작 ‘로마의 인상’ ‘소녀’ ‘국화’ 등도 선보인다.

자연 풍경 속에서 오순도순 어우러져 있는 비둘기들은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소재로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서정적 감성을 자아낸다.

“붉은 태양이 서쪽 산으로 기울어질 때면 석양은 찬란한 빛과 신비의 세계로 물들고 다양한 변화에 가슴마저 울렁거리게 된다”는 그는 “남아있는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애틋하다. 작품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02-6925-5011).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