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는 ‘담합’ 주역, 문재인·이해찬 궁지에 몰렸다… ‘이-박 연대’ 파열음 커지는 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의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역할분담 합의 이후 당내 역풍이 거세게 불면서 친노(親盧) 핵심인 문재인·이해찬 두 상임고문이 궁지에 몰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박 합의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으로 구성된 야권원로모임(희망2013·승리2012원탁회의)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두 상임고문의 작품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탁회의는 27일 보도자료를 내 “원탁회의에서 민주당의 내부 경선 등과 관련해 논의한 바가 없으며,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합의를 이끌어 낸 지난 25일 당 중진들의 동선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고문이 박 최고위원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문 고문도 앞장서서 거든 것으로 보인다. 박 최고위원이 마뜩잖은 반응을 보이자 두 사람이 원탁회의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원탁회의 몇몇 원로가 박 최고위원에게 설득 전화 정도는 한 것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두 사람의 이런 행보를 통해 친노 대표주자인 자신들이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나눠 갖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박 합의는 기본적으로 호남 및 구(舊) 민주계 좌장격인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5월 4일 선출)를 맡아 당 대표(6월 9일 선출)로 뽑힐 이 고문과 함께 문 고문을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데 협력하는 구도다. PK(부산·경남) 대선후보-충청 당 대표-호남 원내대표의 3각 편대를 앞세워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뜻이 담겨있지만, 문·이 고문의 개인적 욕심이 배어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민주당 내 대선 예비후보 중 국민 지지도가 가장 높은 문 고문은 이날 김한길 국회의원 당선자로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 당선자는 라디오에 출연, “우리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문 고문 같은 분이 이런(역할분담) 사안으로 어느 한쪽 입장에 기우는 듯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당 모두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486’세력의 대표주자로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민주당 정권재창출은 1997년의 호남+충청 지역연합을 넘어서야 하고, 2002년에 있었던 영남후보론과 같은 것도 평면적 연장선에서 재구성한다고 해서 이뤄지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선거에서의 연대는 가치의 연대여야지 권력의 연대는 담합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충청 출신인 이 최고위원이 PK 대선후보론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전북 출신 장세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합과 담합도 구별하지 못한 채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무조건 두둔한 문 고문의 가벼운 처신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고문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박 합의가 이상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 참신해야 한다는 생각도 당연하다”며 전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논란이 당장은 친노와 두 사람의 입지를 좁힐 가능성이 높다. 친노 세력이 주류이긴 하지만 다른 여러 세력이 연합해서 적극적으로 견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문 고문은 ‘담합’의 주인공으로 비쳐져 그동안의 참신한 이미지에 다소 손상이 갈 수도 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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