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박영준 금품수수 수사] 뒷돈 규모 큰 이유는… 추정 개발이익 ‘1조’ 천문학적 이권 걸려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자리에 국내 최대규모 복합유통단지를 건설하는 ‘파이시티’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는 2조4000억원, 추정 개발이익은 1조원이다. 천문학적 이권이 걸려있는 만큼 뇌물이나 리베이트로 건넨 뒷돈의 규모도 통상적인 비리사건보다 훨씬 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2010년 파이시티 관련 대출비리 의혹을 수사했을 때,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파이시티 등 부동산개발사업을 위해 우리은행 등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 형태로 대출받은 자금은 1조4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는 거액 대출을 받아내기 위해 우리은행 간부 천모씨와 후임인 정모씨에게 모두 220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 이 중 천씨가 챙긴 금품만 현금 28억6000만원과 이 전 대표의 시행사 주식 30%(당시 추정 이익 180억원) 등 200억원이 넘었다.
경찰 수사결과 이 전 대표는 대출받은 돈 중에서 344억원을 빼돌렸다. 일부는 채무변제, 세금납부 등 개인용도로 지출됐지만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돈이 훨씬 더 많았다. 이 때문에 상당액이 로비용으로 건네졌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가 선임한 회계법인이 지난해 파이시티의 기업재산에 대해 실사한 결과 지출내역이 불분명한 자금은 929억원으로 늘어났다. 관계사 등에 대한 부당대여금 668억원과 사업인수 관련 부당지출 비용 252억원, 분양홍보비 9억원 등이었다. 파이시티 법정관리인은 이를 근거로 지난해 5월 이 전 대표 등 파이시티 옛 경영진을 상대로 129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비자금 의혹이 있는 돈의 규모는 900억원대에 이르지만 이 전 대표가 로비용으로 전달했다고 밝힌 것은 브로커 이동율씨를 통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건넸다는 61억5000만원과 우리은행 간부들에게 건넨 42억여원뿐이다. 그나마 최 전 위원장 등에게 건넨 돈 중에서도 21억5000만원 외에는 종착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로비대상과 자금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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