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김영석] 트위터에 대한 오해와 편견

Է:2012-04-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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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포럼-김영석] 트위터에 대한 오해와 편견

“트위터 자체는 진보 편향이 아니다. 누가 더 적극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선거철만 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중에서도 유독 트위터의 역할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작년의 지방선거와 두 차례 재·보선도 이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 진보성향의 젊은층이 선거 막판 무차별적인 트위터상의 선거 독려로 대거 투표에 참여했고, 그 결과 선거 판도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번 19대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의 야권 강세지역은 예외 없이 트위터가 20∼30대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위터 역할이 정치·사회적 사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한 승려가 트위터를 통해 청소년들과 인생 상담을 하는 것이 알려졌다. 청소년들의 고민에 대한 트위터상의 메시지가 감동을 주면서 그의 트위터에 수십만명의 팔로어가 생겨났다.

트위터(twitter)는 ‘작은 새가 조잘거린다’는 뜻이다. 이 말뜻처럼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단문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주는 수단 혹은 기기를 의미한다. 순식간의 정보확산력, 다른 사람들과의 높은 상호작용성, 모바일기기를 통한 이용의 용이성 등의 특징이 있지만 다른 수단들에 비해 특별히 다를 바가 없다.

이런 평범한 속성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트위터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특히 보수적 정치성향의 중·장년층이 그렇다. 그들은 트위터를 진보성향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그래서 트위터를 눈엣가시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트위터에 대한 이런 오해와 편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파워 트위터리안’이라고 불리면서 정치·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트위터상의 글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에 널리 알려진 이런 인사들 가운데는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이 압도적 다수다. 이를테면 조국, 김제동, 공지영, 이외수, 진중권, 박경철, 김미화, 유시민, 주진우 같은 사람들이다.

유명 문학가, 연예인, 정치인, 교수, 언론인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등에 업고 주도적 트위터리안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팔로우 혹은 추종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수백만명이나 된다. 이들이 트위터에 올리는 메시지는 순식간에 수백만명의 팔로어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의견지도자 역할을 하는 이들의 진보 편향적 목소리는 다시 오프라인상의 일반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번 총선 때 수백만개의 트위터 글을 분석한 연구는 진보 편향이 실제로 존재함을 보여준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인구 중 주도적 역할을 하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1% 미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이 올린 글은 전체 내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글 내용상의 이념적 분포는 약 8대 1로 진보적 성향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발표된 한 국제 학술논문도 이런 진보 편향을 확인해 준다. 수십만명의 한국과 미국의 트위터 사용자들을 상대로 두 국가 간의 이념 분포를 비교 분석한 논문이었다. 그 결과는 미국에 비해 한국 트위터 사용자들의 이념적 분포도가 극심하게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트위터 사용자의 80% 이상이 중도 성향이고, 양 극단의 민주와 공화당 지지자들은 각 10% 내외의 균등한 분포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중도가 50%이고, 진보가 47.7%인 데 비해 보수는 2.0%에 불과했다.

흔히 젊은 사람들이 트위터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트위터상의 정치적 성향도 진보적 색채가 강할 것으로 가정하기 쉽다. 그렇다면 미국도 진보 편향의 이념적 분포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나이에 기초한 이념적 편향성의 가정이 잘못임을 보여준다. 유독 한국에서만 나이에 관계없이 트위터 사용자의 진보 편향성이 나타난다.

트위터라는 매체 자체는 진보 편향을 부추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진보 편향성이 나타나는 것은 진보집단은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는 데 반해 보수집단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장년 보수층은 애꿎은 트위터 탓만 하고 있다.

김영석 연세대 교수 언론홍보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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