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사진작가들, 재기 다짐 전시회… ‘빚’에 무너졌지만 ‘빛’을 통해 희망을

Է:2012-04-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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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사진작가들, 재기 다짐 전시회… ‘빚’에 무너졌지만 ‘빛’을 통해 희망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25일 ‘노숙인사진작가 사진작품전’이라는 이색 전시회가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영등포 노숙인 쉼터 ‘보현의 집’에서 지난 2월부터 6주에 걸쳐 사진작가 조세현(54)씨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은 노숙인 15명이 여의도공원을 배경으로 찍은 첫 작품 34점을 출품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출품자 8명이 작업현장 등에 나갔다가 잠깐 짬을 내 기꺼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는 등 재기(再起)에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시된 작품 중 일부는 혼자 서 있는 모습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밝은 표정을 포착하는 등 사진을 통해 노숙인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정모(46)씨는 “‘빚’ 때문에 무너졌지만 ‘빛’을 통해 희망을 얻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빈 까치집을 찍은 사진 2점을 출품한 박모(52)씨는 “사진을 찍다보니 마음에 와 닿는 것을 그대로 찍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면서 “사진을 배우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마음속에 ‘희망의 빛’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하면 빨리 죽을 수 있을까 생각도 했었다”며 “사진을 찍으며 이제 내 마음에도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낼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류모(48)씨는 아내와의 갈등으로 홧김에 집을 나오면서 돈은 한 푼도 챙기지 못한 채 디지털 카메라 한 대만 달랑 들고 나왔었다. 류씨는 “언젠가 이 사진기로 내가 원하는 것을 찍으리라 생각했다”면서 “낡은 사진기를 쓸 수 없게 되더라도 이제 원하던 것을 하게 돼 행복하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사진전은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노숙인 사진강좌는 2010년 영국 왕실에서 주최한 사진전에서 만난 유명 사진작가가 노숙인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진작가 조씨 제안으로 시작됐다. 조씨의 이런 제안에 반신반의했던 시청 담당 직원들은 “강좌가 계속되면서 노숙인들이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기 사진강좌는 5월초부터 시작된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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