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놓고 입시 범죄 저지르는 한예종
경찰이 밝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이모 교수의 비리를 보면 국립대학의 일그러진 초상을 보는 것 같다. 교수가 주위의 간곡한 청탁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수년간 아예 대놓고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비밀연습실을 차려놓고 콘트라베이스 입시 준비생을 상대로 수천만원을 받고 불법으로 개인지도를 했다.
레슨만이 아니다. 학부모에게 자신의 악기를 사게 하는 방법으로 2억6000만원을 챙겼다. 학부모들은 합격 사례비의 일환으로 알고 돈을 갖다 바쳤다. 수업을 받는 제자들에게 특정 악기사에서 비싼 악기를 사게 한 뒤 10%대의 커미션을 챙겼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학부모를 만나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 조작을 시도하기도 했다.
예능계 교수의 비리야 한두 번 들은 게 아니지만 이 교수처럼 대담한 범행은 드문 일이다. 이런 행각은 입시권력을 쥐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그가 2002년부터 11년간 가르친 19명 모두 한예종 음악원에 합격했다. 콘트라베이스 전공자들에게 지존으로 군림했던 것이다.
허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한예종은 실기시험을 평가할 때 최고·최저점을 뺀 뒤 평균점수를 산출했으나 다른 대학과 달리 칸막이도 없고 심사위원 간에 점수를 공유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니 콘트라베이스 전공교수의 점수는 하나의 기준이 되어 다른 심사위원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그가 학생별로 최고와 최저점수를 주면 당락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학교와 감독관청의 책임도 크다. 이 교수는 2004년 대학 자체감사에서 불법레슨 사실이 적발돼 3개월 정직과 1년간 입시평가교수에서 제외되는 처벌을 받았다. 불법의 대가가 이 정도에 그치니 이듬해부터 다시 활개를 치지 않았겠나. 문화체육관광부도 코드가 맞지 않는 총장을 몰아낼 때는 그렇게 열성적이더니 입시비리에는 왜 눈을 감았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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