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실태조사 엉터리” 불만 폭주… 교과부, 결과 홈피 공개

Է:2012-04-2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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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이 넘는 학생 중 고작 4명이 ‘일진’을 인식한다고 해서 일진 인식비율이 50%로 발표됐습니다. 어이없지 않습니까?”

제주시내 한 고교 교사는 20일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너무 부실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학교는 1085명의 학생 중 8명이 응답, 회수율은 0.7%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 중 4명이 ‘일진을 인식한다’고 답해 일진 인식비율이 50%로 발표됐다.

교과부는 지난 1월 18일부터 전국 1만1363개 초·중·고교의 재학생 559만명을 상대로 사실상 최초의 학교폭력 실태 전수(全數)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응답률이 평균 20%대로 낮은 데다 졸속 조사로 결과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선학교들은 학교와 학생들의 명예만 실추시켰다고 반발하고 있다. 포항의 한 중학교는 전교생 923명 중 1명만 답했다. 그러나 이 학생이 ‘우리 학교에 일진이 있다’고 답해 일진 인식비율이 100%로 처리됐다.

학교폭력 피해비율과 일진 인식비율이 각각 11.6%, 52.7%인 대구 모 중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의 경우 응답회수율이 17.5%밖에 안 되는데 학교폭력이 많은 것처럼 나와 괜히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다”며 “학부모들도 이 결과에 대해 불쾌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대구 모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최모(40·여)씨는 “우리 아이 학교의 학교폭력 비율이 11.1%라는데 아이한테 물어보니 학교폭력이 심하지 않다고 했다”면서 “괜히 학교 이미지만 안 좋아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중학교 학부모 조모(44)씨는 “회수율이 낮은 설문조사를 해서 학교폭력을 방지하겠다는 정책에 대해 학부모 대부분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전시내 고등학교 학부모 정모(50)씨는 “엉터리 조사는 엉터리 대책을 나오게 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개선하기보다는 조장하는 결과를 나오게 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관계자는 “조사방법상의 문제로 통계 자체에 대한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교폭력 대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고교 교사 이모(49·여·광주 풍암동)씨는 “학교폭력을 가해자 처벌 등 사후약방문으로 해결하려 말고 사회·교육적 환경을 변화시켜 아이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전국종합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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