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윤재철] 반복훈련이 만들어낸 기적들
지난해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은 2만명(사망 1만5855명, 부상 6025명)이 넘는 인명 피해를 남겼다. 이 당시 기적을 만들어 낸 많은 사례들이 반복적인 재난대응훈련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재난유형을 파악, 반복적인 훈련과 안전교육을 통해 실제 재난상황에서 자신과 가족, 이웃을 지켜낸 영웅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가마이시시(釜石市)에선 1000명이 사망했지만 14개 초·중학교의 학생 99.8%가 생존해 ‘가마이시의 기적’이라고 불리고 있다. 학교에서 반복적인 방재안전교육과 훈련을 실시한 덕분이다. 2008년부터 학생들이 학교 주변을 걸으면서 스스로 재난위험요소를 체크하고 대피로를 그려 방재지도를 만들게 하고 자신이 만든 방재지도를 활용해 귀가 도중에 지진발생을 가정한 훈련을 반복해 왔다고 한다. 또한 ‘지진해일방재 교육교재’ 내용을 국어, 수학, 가정 등 교과목에 반영해 방재수업이 활성화되록 했다.
게센(氣仙)초등학교 교사들도 순간적인 판단으로 주민과 학생들을 살려 낸 영웅들이다. 심한 진동이 교실을 덮치자 학생들은 평소 훈련한 대로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긴 다음, 실내화를 신은 채 곧바로 교정에 집결했다. 임시 대피가 완료된 것으로 판단될 즈음 방재무선으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지진해일이 제방을 넘었습니다.” 학교는 제방으로부터 500m 정도. 교사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학생들에게 “빨리 도망쳐”라고 외치며 뒷산으로 유도했다. 높은 지대로 대피를 마치고 난 후 약 1분이 지나자 굉음과 함께 지진해일이 학교 건물을 집어삼키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을 휩쓸어 갔다. 동일본대지진의 기적들은 지역에 특정된 재난유형을 선정, 평소에 훈련과 교육을 반복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갈수록 재난의 돌발성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재난을 직접 겪게 되는 국민 각자의 신속하고 침착한 판단과 방재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방재역량’을 키우기 위한 재난대응훈련을 매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금년에도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풍수해, 지진·지진해일, 화재, 테러 등 각종 재난상황을 가상한 종합훈련을 실시한다. 훈련 첫날에는 집중호우에 따른 통합훈련을 실시하고 둘째 날에는 지진·지진해일에 따른 국가 위기대응훈련을, 마지막 날에는 여수엑스포 등 국제행사 안전 확보와 화재, 수난사고 등 인적재난 대응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26일 오후 2시 민방위 재난경보가 발령되면 전국 유치원, 초·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전 국민은 실제 지진대피훈련에 참여해야 하며, 동·남해안 일부지역(5개 시·도, 20개 시군구의 34개 지진해일대피지구) 지역주민은 사전에 지정된 대피로를 따라 지진해일 대피훈련에 참여해야 한다. 이번 훈련에 많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윤재철 소방방재청 예방안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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