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와, 장관님이시다. 우리가 볼 점자책도 가지고 오신데….”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신교동 국립 서울맹학교(교장 이유훈) 강당에선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다. 권재진 법무부장관 일행이 학교를 방문해 점자책 소설 ‘구운몽’을 기증하고 연주회를 함께 한 것.
서울맹학교는 지난 해 11월 서울 남부교도소·구치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100여명의 크리스천 수형자로 구성된 ‘눈빛나눔봉사단’에게 참고서 등 점자자료를 제공받고 있다.
권 장관은 이날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오디오북 ‘일석이조 전래동화’도 전달했다. 오디오북은 권 장관을 비롯 길태기 법무부차관, 이명재 인권국장, 하담미 장관정책보좌관 등 법무부 직원과 산다라박이 직접 녹음해 제작한 것이다.
권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에게 성년후견제, 법률홈닥터 제도, 법률조력인·진술조력인 제도 등 장애인을 위한 법무부의 주요 정책을 소개하고 이들에게 장애인 관련 정책의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어 안양소년원 관악대가 ‘차프리 차차차’라는 흥겨운 곡을 선보이자, 서울맹학교 관악대가 ‘라데츠키 행진곡’이라는 웅장한 연주로 답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상대방을 서로 음악으로 응원하는 감동적인 하모니를 선물한 것이다. 단원들은 이어 합동으로 ‘아프리카 심포니’란 곡을 연주했다.
권 장관이 “정부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고 약속하자 장내에서 큰 박수가 쏟아졌다.
행사에 앞서 장애인 부부의 일상을 담아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영화 ‘달팽이의 별’이 상영됐다. 이 영화 이승준 감독과 주인공 조영찬(시청각 장애인)·김순호(척추장애인) 부부가 참석,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시청각장애인 조영찬(41·천안 꿈나무교회 전도사)씨는 “한 사람을 위한 정책이 가능할까요”라고 반문한 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 때 좋은 정부이고 선진 정부”라고 했다. 조씨는 “이 땅의 많은 장애인들이 꿈과 소망을 품고 제대로 인간답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승준 감독은 “장애인들은 세상을 읽는 독특한 감각이 있다”며 “비장애인이 느끼지 못하는 그런 생각들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영화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본 시각장애 방송인 심준구(44·인천 성문교회 교회학교 담당) 목사는 “장애인들이 오히려 비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도 있다, 오늘은 장애인들이 더 멋져 보인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서울맹학교 고등 2년 천성은(20·향기로운교회)씨는 “곧 있으면 중간고사인데 스트레스도 풀어주고 너무 좋다”며 “제공해 주신 점자책으로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시각장애 학생들은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정부의 차관보까지 지낸 고 강영우 박사와 최영 판사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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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애인의날…권재진 법무부장관과 서울맹학교 학생들의 따뜻한 눈빛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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