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교통신] 아테네 사람들아, 너희의 소망이 어디에 있느냐?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은 봄을 벌써 3번째 맞이하고 있는 아테네 시민들의 표정은 그 기나긴 경제위기의 터널만큼이나 어둡기만 하다. 도대체 그 끝은 어디일까? 평생을 성실하게 일해 오면서 세금을 납부하고 연금을 적립해온 은퇴자도 암울한 현실을 도피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그리스는 유럽에서 가장 낮았던 자살률이 2009년 경제위기 이후에는 그 수가 곱절로 증가하여 1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무능 공무원들 집단 이기주의가 중심에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복지제도의 한계에 도달하여 붕괴조짐이 있었을 때 기자들과 함께 그리스를 진단하기 위해 취재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 민간기업의 세배가 넘는 봉급을 받는 거대한 공무원 조직이 그 원흉의 중심에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연금제도에 의해 모아진 기금은 바닥을 드러냈는데도 불구하고 이 무능한 기생충 집단의 이기주의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고 뇌물과 사기, 탈세 등으로 사회적 불신이 극에 달해있었다. 이렇게 초래된 부실규모가 2012년 현재 노동인구 1인당 3억원이라는 회생불능 상태를 만든 것이다.
유럽문명의 뿌리라는 자부심으로 콧대가 높았던 그리스는 이제 유럽 공동체의 막대한 기금을 끝없이 끌어다 쓰는 밑빠진 독과 같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다. 요원한 경제적 회복만큼이나 시급한 것은 어쩌면 그리스인이라는 자존감의 회복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개혁이 불가피하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던 방만한 공무원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급여수준을 지금의 30%대로 낮춰야 한다. 그리고 국기에 그려 넣은 십자가 무늬를 살아있는 신앙으로 되살려내야 한다. 자기부인의 십자가 정신만이 살 길이기 때문이다.
무늬가 아닌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 가야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내리막이 있으면 언젠가 오르막이 있기 마련이다. 환율과 주가의 등락에 울고 웃고 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그리스의 절망은 어쩌면 더 처절하게 바닥까지 내려가지 못한데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정말 바닥까지 내려간다면 오히려 치고 올라갈 소망이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신을 낮추는 자를 주님께서는 높여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자세와 마음가짐 뿐만 아니라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통감하고 자기 몫이라고 움켜쥐고 있었던 것들부터 내놓아야 한다.
그리스 출장을 앞두고 2000년 전 사도 바울이 아레오바고 위에 서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한 설교의 본문(사도행전 17장 16∼31절)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오늘의 그리스인들도 이 말씀 속에서 희망의 빛을 찾았으면 한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허탄한 신화에 빠져있던 그리스인의 조상들에게 선포되었던 이 말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아테네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 우리는 주님을 힘입어 살고 움직이고 존재하느니라.”
서태원 유로코트레이드앤트래블 대표/유럽 한인 CBMC 총연합회 총무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