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손창근 옹의 값진 기부 세상이 맑아진다

Է:2012-04-0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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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임업인 손창근 옹이 50년 이상 몸소 관리해온 시가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임야를 아무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했다. “다음 세대까지 온전하게 잘 보호되고 관리되기 바란다”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한다. 총선 정국으로 여야가 험한 말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혼탁한 세상에 맑고 아름다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손 옹의 기부가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극구 꺼려 지금까지 한 번도 언론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기부도 지난달 대리인을 산림청에 보내 조용히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자녀들도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그만 선행을 하고도 언론에 이름을 내기위해 안달하는 부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문화예술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기도 하다. 근면과 성실로 이름 높은 개성 송상의 후손인 손 옹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미술사연구기금으로 1억원을 내놓았으며, 서강대에 유명화가의 작품 100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의 소장자인 그는 이 그림도 박물관에 기탁했다.

손 옹은 1960년 초 관리인과 함께 산에서 먹고 자며 잣나무, 낙엽송 등 200여만 그루를 직접 가꿨다. 산길 16㎞와 천주교 성지를 보호하기 위한 사방댐도 개인 돈으로 만들었다. 숲이 우거지니 재벌들이 서로 팔라며 졸랐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분신과도 같은 숲을 그냥 내놓았다. 돈은 열심히 벌되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쓴다는 송상의 후예다운 처신이라 할 수 있다.

마침 어제는 67번째 맞는 식목일이었다. 민둥산 천지였던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모범 산림국으로 도약한데는 손 옹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독림가(篤林家)들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손 옹의 말없는 기부는 탐욕이 넘치는 우리 사회에 청량한 소식이 아닐 수 없으며 스스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식목과 기부의 가치를 함께 보여준 그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욱 넘쳐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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