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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 담론의 궤적 살피고 ‘이어도’ 재검토… ‘유토피아의 탄생’

이상향 담론의 궤적 살피고 ‘이어도’ 재검토… ‘유토피아의 탄생’ 기사의 사진

유토피아의 탄생/주강현(돌베개·1만3000원)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제주 도민들이 구성지게 불렀던 이 민요에서 이어도는 이어도(島)가 아니다? 마라도 남단의 암초 이어도가 이상향으로 등장한 것은 20세기들어서라는 것이 저자 주장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 ‘지식 노마드인’으로 꼽히는 그는 이어도 전설이 예부터 구전돼왔다는 것은 일제시대에 한국 민요를 조사한 다카하시 도루가 이어도를 섬으로 설정하면서 빚어진 오류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사소한 오류나 착시에서 출발한 ‘이어도=이상향’ 담론이 어떻게 아무런 저항 없이 접수됐을까? 저자는 제주민의 고난으로 점철된 삶과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류문명의 원형에서 답을 찾는다.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 출구를 찾고자 했던 민중들의 심성구조가 이 담론을 지속시켜 온 동력이었다는 것이다. 또 고대 아틀란티스를 꿈 꿨던 인류의 DNA, 즉 ‘이 세상에는 없지만 좋은 곳’ 유토피아를 갈구했고, 그것을 섬에서 찾는 세계사적 전통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아틀란티스부터 조선시대 무릉도까지 동서고금의 ‘섬-이상향’ 담론의 궤적을 살피고 이어도를 전면 재검토한 연구내용을 담았다. 그렇지만 기존 통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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