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다가오는데, 한국교회 분열 위기 어찌할꼬?”… 원로 목회자 12인 조찬기도회
“한국교회의 분열은 바로 우리가 하나 되지 못한 죄 때문입니다. 주님, 회개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오직 십자가만 바라보게 하소서.”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일궈낸 노(老) 목회자들의 말에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고백도 있었다. 한국교회가 사랑으로 하나 되지 못하고 각종 다툼으로 내홍을 앓고 있는 데 대한 자성이었다. 교단적 배경은 더이상 무의미했다.
한국교회 원로 목회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2층 회의실에 조용한 조찬기도회를 가졌다. 이날 기도회는 교회 분열을 회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 만 101세의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 목사를 포함해 원로 12명이 모였다.
원로들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비롯해 한국교회가 분열의 위기를 극복하고 영향력을 회복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참석자 일동은 한국교회 성장이 둔화되고 심지어 사회의 지탄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새 동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회개와 양보의 미덕에 있음을 확인했다.
고언(苦言)도 쏟아졌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목사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다툼에 빠져 주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걷지 않고 향기마저 잃어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했다. 또 “한국교회가 그렇지 않아도 보수 진보로 나뉘었는데 이젠 보수 교회마저 분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부활절을 며칠 앞두고 한국교회가 분열해선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덕 서울 강남제일침례교회 원로 목사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우지 않아 지탄을 받는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지 목사는 “말로만 사랑을 외치고 실천하지 못해 한국교회를 어찌 할꼬”라고 울먹이며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길자연 왕성교회 목사는 “한기총 직전 대표회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면서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다. 변함없이 한기총이 연합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 선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광선 신일교회 원로 목사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화해가)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번 총회에서 선출된 홍재철 대표회장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지만 상대후보 없이 선출된 만큼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한다”면서 “홍 대표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하고 아량을 베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대 서울 종암중앙교회 원로 목사는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자고 호소했다.
원로들은 이날 “한기총을 해체하거나 분열시키지 말고 서로 이해하고 동정과 사랑함으로써 존치 속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로들은 또 “모두 하나님 앞에서 발가벗겨진 심정으로 자기 부정의 고백을 소리 높여 외칠 때 모든 갈등이 치유되고 회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알의 밀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는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였을까. 조찬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원로들의 발걸음이 무거워보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