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신학기 일수록 늘어난다는데… 자녀와 꾸준히 대화할 때 조기발견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새 학용품을 쓰는 재미도 쏠쏠하고, 새로 친구 사귀는 즐거움도 클 것 같지만 아침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려운 아이들이 적지 않다. 바로 급우들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육체적·정신적 괴롭힘을 겪는 아이들이다.
‘새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누가 누군 줄 알고 괴롭히고 때려?’라고 부모들은 생각하기 쉽지만 예상 외로 학교폭력은 신학기에 제일 많고, 이때 시작돼 1년 내내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박옥식 사무총장은 “해마다 학교폭력 상담이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평소보다 200여건 이상 늘어난다. 이는 학교폭력, 따돌림 등과 같은 문제를 신학기에 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예방과 대처,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한국청소년상담원 구본용 원장은 “학교폭력 증대 원인 중 하나인 동시에 조기발견과 대책 마련을 할 수 있는 주체가 바로 부모”라고 지적했다. 상담원은 12월 5일까지 ‘2012 상설부모교육’을 하는데 4월에는 학교폭력에서의 부모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구 원장은 “학교폭력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외로운 아이들”이라면서 “아이들이 만나는 첫 번째 도덕교사인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행복한 가정환경을 만들어 심리적 안정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 의견은 귀담아 듣지 않고 부모 주장을 따르도록 하는 강압적인 태도나 부모 상황에 따라 허용과 거부가 수시로 바뀌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왕따를 당했을 때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못해 계속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또 체벌을 많이 하거나 부부 사이에 폭력이 오갈 경우 자녀도 폭력적이 될 수 있어 가해자가 되거나 폭력에 둔감해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구 원장은 “교육 지도 등 영양분을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심리적 탯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자녀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평소 대화를 하는 가정에선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학교폭력도 일찍 알아내 대처하면 그 후유증이 심각하지 않다.
박 사무총장은 “대화채널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가정이라면 아이가 달라진 점이 없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멍이 든다든지 용돈을 전보다 많이 달라든지 하는 등 이전과 다른 점들이 눈에 띌 때는 학교폭력 피해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표 참조>
자녀가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 아이를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 한국청소년상담원 오혜영 상담팀장은 “‘왜 바보 같이 맞고만 있었어?’ ‘네가 어떻게 했길래 그 아이가 그런 거야!’ 등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일단 무조건 아이 편을 들어 주면서 부모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아이에게 들어보고, 끝까지 지켜줄 것을 약속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라”고 당부했다.
오 팀장은 간혹 피해자 부모들은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해 가해자 부모를 찾아가 따지기도 하는데 이는 자녀에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초기 단계라면 “안돼, 하지 마, 그만해” 등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고, 이미 심한 폭력 단계까지 들어섰다면 학교에 알리는 것이 좋다. 학교에 알릴 정도의 피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어떻게 피해를 당했는지 피해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고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도록 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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