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병권] 낙동강 전투

Է:2012-03-25 18:17
ϱ
ũ

열두 살에 군에 입대한 뒤 열세 살에 생애 첫 전투를 치르고 나중에는 베를린 군사학교 교장을 역임한 프로이센 태생의 군인 겸 군사전략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 그는 불후의 명저 ‘전쟁론’을 통해 전쟁의 성격을 증오와 원초적 폭력성, 개연성과 우연의 도박, 정치적 도구라는 3중성을 갖는다고 설파했다.

민족국가 시대 국가와 국가의 전쟁을 전제로 한 이론이지만 오늘날 읽어봐도 뛰어난 견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의 한 부분인 전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6·25전쟁의 초반 수세를 역전시킨 낙동강 전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흔히 총선은 전쟁에 비유된다. 따라서 지역구의 경쟁은 전투라고 불릴 만하다. 승리를 위해 여야가 상대당을 물어뜯고, 경쟁자를 쓰러뜨리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전쟁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전투라 불리는 서부 부산 지역의 선거전이 주목받는 것은 이곳의 승리가 확산성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통합당 주자인 문재인 문성근 등 명망가들이 새누리당의 아성인 이곳에서 선전할 경우 낙동강을 따라 인근 경남 지역은 물론 부산의 다른 지역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침 1개월이 된 1950년 7월 말. 영덕∼안동∼상주∼진주를 잇는 선까지 인민군이 진출하자 국군과 유엔군은 지연작전을 펴며 동남부 일원으로 방어선을 축소했다. 그런 다음 왜관에서 동해안에 이르는 북쪽은 국군이, 왜관으로부터 진해만에 이르는 서쪽은 미군이 맡아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 요인은 바로 방어선 내의 효과적인 병참 공급이었다.

이 방어선 안의 지역은 연합군의 보급기지인 부산에서 마산·대구·영천·포항 등의 전방 지역에 이르는 방사형의 병참선이 발달돼 장비 보급과 병력 이동에 엄청난 이점이 있었다. 또 기동예비대를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자유자재로 투입해 효과적인 역습이 가능했다.

민주당도 이번 낙동강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스타성을 갖춘 두 후보를 낙동강을 끼고 있는 이곳저곳에 투입해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선거를 많이 치러본 정당의 노련함이 엿보인다. 관심 가는 대목은 텃밭으로 자부하고 무명의 신인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선전 여부다. 낙동강 전투에서 민주당이 대승해 정권탈환이라는 고지를 점령할 교두보를 마련할지 흥미진진하다.

박병권 논설위원 bkpark@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