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물방울 맺힌 가지
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수정구슬로 가득합니다. 간밤에 내린 비로 나뭇가지마다 물방울이 달려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가녀린 나뭇가지에 가득 달려있는 물방울을 보며 ‘우리의 영혼도 저렇게 투명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밝아질까?’ 소망하게 됩니다.
물방울이 맺힌 가지들마다 지난 겨울의 먼지들이 말갛게 씻긴 채 막 목욕을 마친 아기 뺨처럼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지난 겨울의 먼지를 다 씻어주기 위해 하늘은 밤에 비를 내렸나 봅니다. 세상은 깨끗하게 하려고 할 때 소리가 납니다. 방을 청소할 때 돌리는 진공청소기 소리는 요란합니다. 아이들의 겨우내 묵은 바지를 빨려고 넣어둔 세탁기도 요란하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하늘은 세상을 깨끗하게 할 때 밤에 내린 봄비처럼 소란하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밤에 씻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부끄러움도 하늘은 아무도 몰래 씻어주고 깨끗하게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비가 내리는 새벽이라 해도 새로운 날을 기다리는 숲에서의 기도는 이 세상을 씻기는 빗물처럼 나뭇가지마다 맺혀가며 새로운 봄을 부르고 있습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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