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 합격 판정받은 비상발전기도 ‘먹통’… 고리원전 1호기 정전 사고 ‘총체적 부실’

Է:2012-03-1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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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자력 1호기 정전 사고는 원전 직원들의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사고로 드러나고 있다. 안전 매뉴얼을 무시한 점검을 했을 뿐 아니라 불과 며칠 전 ‘합격’ 판정을 받은 비상발전기는 고장으로 먹통인 상태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9일 사고 당시 작동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가 공기를 공급하는 ‘솔레노이드밸브’ 고장으로 지금도 복구되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원전 1기마다 비상디젤발전기가 2대씩 배치돼 있는 상황에서 한 대는 점검을 위해 해체돼 있었고, 나머지 1대는 가동될 수 없는 고장상태였다는 얘기다. 전원이 끊기면 즉시 가동이 돼야 하는 비상발전기 2대가 모두 먹통인 상황에서 전력이 차단되자 곧바로 블랙아웃 상태가 된 것이다.

특히 비상디젤발전기는 사고 20일 전 점검 결과 ‘이상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솔레노이드밸브에 이물질이 끼어 작동하지 않는 걸 보면 점검 당시에도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점검을 했는지조차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게다가 고리 1호기 비상디젤발전기는 1978년 설치돼 34년이나 된 노후발전기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장기부터 심장까지 다 교체했다”고 했지만 비상디젤발전기는 교체하지 않았다. 10년에 한번도 쓰지 않는 기기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지난해 5월 고리1호기의 비상디젤발전기 신뢰도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렸으며 나머지 모든 항목도 합격점을 줬다. 가동연한을 넘긴 고리1호기는 더욱 철저한 안전검사가 의무화돼 있는데 안전위가 당시 분해 점검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지식경제부는 뒤늦게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발전기를 특별점검키로 했다.

기계뿐 아니라 직원들의 기본적인 안전매뉴얼도 먹통이었다. 고리 1호기에는 원자로 냉각을 위한 전기공급선로 두 개 가운데 한 곳은 정비중이었고, 1개 선로만 전력을 공급중이었다. 이때 보호계전기를 점검하던 직원들이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보호계전기는 3개 중 2개가 한꺼번에 점검상태가 되면 모든 전력이 자동차단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1개를 테스트한 뒤 원상복구시키고 다른 계전기를 점검해야 하는데 두 개를 동시에 끊으면서 블랙아웃 상태가 됐다.

고리1발전소 측은 “당시 1개가 복구되지 않은 것을 발견한 전기팀 직원이 다급하게 ‘시험 중지’를 외쳤지만 이미 버튼을 눌러 채널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또 고리 1호기에는 수동 비상발전기가 있었으나 직원들은 ‘곧 외부 전력망이 복구될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해 가동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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