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공모 당선작-최우수작] 믿음으로 가는 길

Է:2012-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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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시 공모 당선작-최우수작] 믿음으로 가는 길
길은 좁고 멀었습니다.

동굴의 명암 속으로 사라져간 흐릿한 꼬리

방향을 감지할 수 없는 끝

모리아 산의 황량한 모래바람

본토를 떠나가던 이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음영(陰影)이 내리는 길

뾰족한 돌부리가 지뢰밭처럼 낭자하게

가는 길을 막아서지만

아픈 발길을 돌이키지 않는 것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가는 길이

순종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마지막 고비인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어디선가 거친 바람결에 쓸려

나무가 쓰러지듯 부딪칩니다.

쏴 -아 -

태초의 말씀을 읊어내는 소리

살아있는 에덴의 기억이 본능처럼 꿈틀거릴 때

몰려오는 쳇바퀴의 공포

어찌할 수 없는 죄성은

인간의 한계를 뒤집어쓰고 엎드렸습니다.

뿌연 흙먼지 속에 숨어 외식(外飾)하는 무덤

회칠한 영혼은 목이 마릅니다.

말간 연무가 숲의 허리에 걸려 똬리를 틀고 있는

후퇴할 곳이 없는 외길

홍해의 심장부를 건너던 이스라엘

약속의 땅을 밟을 수 없었던 그들의 광야가 선합니다.

혼란이 난무했던 선민(選民)의 과거가 보여주는 증거의 길 따라

타성(惰性)으로 가득 찬 아집(我執)의 영역이

가시처럼 박혀 보이지 않는 길을

곤고함으로 가득 찬 상상마저 아끼고 갑니다.

맑은 오후, 레마가 흐르는 강가

징검다리는 띄엄띄엄 시간의 흔적을 깔고

숨어있는 만남을 그리워하며 흘러갑니다.

그리움이 비처럼 내리면 하얀 꽃잎들이 수없이 집니다.

꽃비 내리는 하얀 언덕

향기로운 꽃들이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본향을 향하는 향수가 떠나가는 다리 밑에서.

이원숙

수상소감 아픔속에서 빛나는 꿈을 그리고 싶어

지금까지 삶의 파도는 삶을 삼켜버릴 기세로 거세게 달려들었지만 드러나지 않는 깊은 바닷속이 늘 그러하듯 나는 더욱 고요해져만 갔다.
미로처럼 엉켜만 가던 걷잡을 수 없었던 삶의 길에서 끊임없는 의문과 방황을 자행하며 의심의 문턱을 넘나들기를 여러 번. 때로는 두려움에 떨었고 허공을 맴도는 막막한 외로움에 덩그라니 남아 한기를 느껴야 했다.
수없이 나 자신을 버렸다 다시 주워 담았다. 적당히 무기력해지고 허기가 질 때마다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며 눈물 병에 눈물을 담았다.
하지만 허우적거리는 의지를 추스르는 일도 곪아터진 마음을 다잡는 일도 내 힘으로 하기엔 역부족일 뿐, 버둥거릴수록 빠져 들어가는 늪에서 더 이상 나를 의지하지 않는 법을 배웠을 때 비로소 다른 것을 보았다. 실상이 보이지 않아도, 증거가 나타나지 않아도 이미 보이는 것처럼 바라보는 ‘바라봄의 법칙’.
오랜 침묵을 깨고 하나님께서는 내가 갉아먹은 꿈을 만나게 해 주셨다.
아픔 속에서 더욱 빛나는 희망을 그리며 삶을 생각하듯 시를 더듬는다.
가슴에 묵혀있는 체증을 쓸어내리고 역경의 열매를 풀어내 허기진 영혼을 채워주는 사랑과 희망이 있는 시를 쓰고 싶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천재적인 재능이 없다. 그러나 오직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쓸 수 있는 시를 위해 이제는 기꺼이 아름다운 밤을 밝힐 수 있을 것만 같다.
삶을 바라보시며 오래 참으시고 여기까지 길을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사랑을 드린다. 아울러 부족한 시를 뽑아주시고 기회를 주신 국민일보와 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 그리고 심사위원들께 감사를 드리며, 턱없이 모자람을 알면서도 언제나 묵묵히 격려해 주던 남편과 엄마를 늘 일깨워 주는 스승과도 같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기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던 주위의 여러 친지들, 이웃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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