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듣도 말도 못해도 ‘牧者의 꿈’에 장애는 없었다… 나사렛대 신대원 입학한 시청각장애 조영찬씨

Է:2012-03-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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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듣도 말도 못해도 ‘牧者의 꿈’에 장애는 없었다… 나사렛대 신대원 입학한 시청각장애 조영찬씨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시청각장애인 조영찬(41·천안 꿈나무교회 전도사)씨. 손가락 점자(점화, 點話)로 의사소통을 하는 그가 ‘사람 낚는’ 목회자가 되려고 3월 나사렛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에 진학했다.

그는 14일 “우리 사회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은 존재조차 모르고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하나님의 나라와 시청각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나님은 공평하신 분입니다. 저 같은 시청각장애인에게도 도전은 무한합니다.”

조씨가 대학 입학을 결심한 것은 2006년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시청각장애인 대회에 참석하고 나서부터다. 그는 이 대회에서 일본 시청각장애인들이 손가락 점자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과 함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는 하늘의 별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천성 시각장애인이다. 어릴 때 심한 열병을 앓은 뒤 시청각 중복 장애인이 됐다. 청력은 귓가에 큰 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하면 아주 희미하게 들리지만 난청이 심해 전화는 사용할 수 없다. 대화하려면 점자 단말기와 컴퓨터를 통해 입력한 내용을 다시 점자로 읽어야만 한다.

“10여년 맹학교를 다녔지만 늘 외톨이였습니다. 친구들이 왜 웃고 있는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업시간에 강의도 듣지 못하면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무척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몸부림치다 그는 탈출구를 찾았다. 성경을 점자로 읽는 것이었다. 그는 성경을 읽고 또 읽으며 10번이나 통독했다. 그 가운데 희망의 빛을 보았고 자신감이 생겼다.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길이 열렸다. 그는 최근 시청각장애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리반의 손 헬렌 켈러의 꿈’이라는 다음 카페를 개설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등과 함께 시청각장애인 인권 개선 세미나도 열었다.

조씨의 꿈을 향한 끝없는 도전은 아내 김순호(49)씨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아내는 키가 성인 남성의 허리춤에 닿을 정도인 1m20㎝이다. 세살 때 허리를 다쳐 척추장애인이 됐다. 남편이 달팽이처럼 느리게나마 세상 속으로 나오게 된 건 눈과 귀가 돼 준 아내 덕분이다. 아내와 동료들이 강의실에서 점화로 강의 내용을 전달해 준 덕분에 남편은 지난 달 나사렛대 신학과를 졸업했다.

이들 부부의 사연은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이승준 감독)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해 말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 영화제에서 아시아권 최초로 대상을 받았고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85분 동안 형광등 갈아끼우는 것 조차 버거운 그들의 절절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조씨의 입학을 결정한 나사렛대 신학대학원장 이회능 교수는 “조씨의 경우 의사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지적 능력에 있어 공부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학업 도우미와 점자단말기 등을 활용하면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조씨에 대한 지원방안을 좀 더 모색할 것”고 밝혔다.

복음성가 ‘목마른 사슴’을 좋아한다는 조씨는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관과 교회를 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는 일만은 없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아내와 같은 날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유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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