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수도 없는 마흔이다" 의기소침해 있는 40대에게 '무조건 행복할 것'

Է:2012-03-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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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수 지음/한국경제신문

“‘아프니까 청춘’이라고요? 아니, 아니에요.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을 한번쯤 생각해 보세요.”

책을 접하고선 저자 이의수 목사(49)야말로 이 책을 쓸 수 있는 적임자로 여겨졌다. 오랜 시간동안 가정 사역을 펼친 그는 남성사회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이 땅 남성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목회자다. 그의 사역 범위는 이미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 속에 깊이 퍼져 있다.

책에는 이 목사가 40대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마흔은 어떤 시기인가? 저자는 40대를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세대’라고 정의한다. 다분히 공전의 히트를 한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무릎 치게 하는 정확한 지적이다. 워낙 ‘방황하는 20대’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치다보니 40대는 “아프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기 힘들다. 사실, 20대보다는 40대가 더 아프다. 몸도 마음도.

빨라진 은퇴와 길어진 수명, 직장 내 스트레스, 가정의 위기, 돈 문제, 쇠퇴하는 건강…. 저자는 마흔을 넘어서면 내리막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너, 어느새 많이 늙었구나”라며 말을 건네는 시기가 바로 40대라는 것이다.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 속에서 높은 장애물을 외롭게 넘어야 하는 슬픈 마흔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아직 청춘의 푸른 피는 흐른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인생 역전타는 가능하다고도 믿는다.

저자는 마흔을 진정한 의미의 도전이 가능한 시기라고 말한다. 비록 힘들어도 꿋꿋하게 미래를 향해 나가라고, 여건은 힘들어도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라고 한다. 의기소침해 있는 40대에게 저자는 ‘무조건 행복할 것’을 명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마흔을 위한 따뜻한 위로서’라고 말하고 싶다. 40대에만 필요한 책인가? 출판사는 이 책을 ‘20대와 30대에게는 의미 있는 마흔을 준비시켜주는 인생 지침서며 50대와 60대에게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눈뜨게 하는 희망보고서’라고 말한다.

책은 책상머리에서 쓴 마흔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저자는 물론 저자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살아낸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들어 있다. 책은 4부로 이뤄져 있다. 각 부의 소제목이 울림을 준다.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나에게 마흔이라 말한다’‘흔들리지 않는 나이는 없다’‘비록 힘들어도…, 다시 시작하니까 마흔인 거다’‘내 인생의 행복발전소, 가족’. 저자는 이 소제목하에 오늘날 이 땅의 40대가 겪는 다양한 사연을 15개의 스토리와 연결 메시지로 풀었다. 각 사람들의 스토리는 이 땅을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이야기를 상징한다. 이야기 자체로 머물지 않고 이 시대 남성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의 스토리 재해석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스토리는 교훈으로 연결된다.

‘20년만의 동창회, 무엇이 우릴 갈라놓았을까’라는 글 속에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학창시절 친구들간 오랜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학창시절에는 별 볼일 없던 친구들이 에쿠스와 BMW를 몰고 왔다. 저자에게도 물론 차가 있었지만 급이 한참 떨어진다. 저자의 고백을 들어보자. “나는 대학시절에 밤새워 칸트를 읽고, 소동파의 시를 외우고, 독재정권 타도를 목청껏 외치고, 미분적분을 열심히 풀었건만 사는 수준은 그들보다 한참 아래였다.” 아마도 비슷한 독백을 누구나 해 보지 않았을까. 이 스토리를 맛깔스럽게 전개한 후에 저자는 ‘힘든 길일수록 함께 걷는 이가 필요하다’며 묵상의 메시지를 전한다. ‘마흔의 인맥, 그 옥석 가리기’라는 팁도 덧붙인다.

책에는 마흔의 슬픈 자화상들이 적나라하게 적시되어 있어서 왠지 슬프다. 그러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희망이다. 마흔에 대한 저자의 희망과 격려의 소리를 들어보자.

“마흔은 세상의 허리다. 허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달려야 한다. 인생의 쓴맛도 여러 번 봤으니 별로 무서울 것도 없다. 세상 돌아가는 룰도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생각해보면 꿈을 이루기에 딱 좋을 때다. 가자. 우리는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 아닌가. 다시 거울을 본다. 거기에는 힘을 내라고 용기를 주는 내 안의 내가 있다. 손을 내밀어 그에게 악수를 청해본다. 그러자 이제는 그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부터 시작이야. 진짜 시작. 괜찮지?’”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 강우현 남이섬 대표이사, 이승종 서울대 교수, 김준기 마음과마음부부클리닉 원장, 연극인 손숙씨 등이 이 책을 적극 추천했다. 손숙씨는 “아직 해야 할 것은 많아 힘겹고 버거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40대에게 이 책은 살아갈 위로와 소망을 갖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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