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하나뿐! ‘나만의 향수’ 맞춤시대… 맞춤향수 제작부터 사용법까지
이제 곧 봄이다. 봄은 향기다. 겨우내 움츠렸던 꽃들이 피어나면서 널리 퍼져 나가는 향기로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꽃만큼 아름다운 향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니 향수를 뿌릴 밖에.
따사로운 햇살에 산들산들 봄바람 불 때 자신만의 향을 뽐내고 싶다는 이주연(27·서울 쌍문동)씨는 지난 7일 향수를 맞춤 제작해주는 ㈜에데니끄(서울 이태원동)를 찾았다. 지난달 말 이후갤러리(서울 수유동)와 에데니끄가 공동 주최한 ‘나만의 향기 만들기’ 워크숍에서 방향제를 제작했던 이씨는 “향수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고 말했다.
“지금 쓰고 있는 향수도 좋지만 봄에는 좀 더 산뜻한 향을 쓰고 싶어 찾는 중이었어요. 마땅한 게 없어 포기할까 했는데 내 맘대로 향을 만들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요.”
에데니끄 김온유 대표는 “옷차림처럼 향수도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것이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 이미지에 어울리는 것을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나만의 향을 원하는 이들이 맞춤 향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씨에게 우선 맞춤향수의 종류를 설명했다. 수백 가지 향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향 50∼200가지를 골라 향수를 만드는 오트쿠틔르(완전맞춤)와 4가지 타입 중 1개를 골라 10∼20가지 향을 더해 만드는 반맞춤이 있다는 것. 완전맞춤은 3∼12개월에 걸쳐 이뤄지고, 반맞춤은 1∼2시간 내 완성된다. 가격도 완전맞춤은 걸리는 기간에 따라 결정되며, 반맞춤은 50㎖에 5만원선.
이씨가 반맞춤을 선택하자 김 대표는 우선 이씨가 어떤 타입인지 알아보는 심리테스트지(표)를 줬다. 조사 결과 이씨는 여성스런 매력이 특징인 플로럴 부케 타입으로 나왔다.
김 대표는 “향은 발향단계에 따라 30분간 지속되는 탑 노트, 4∼8시간 지속되는 미들 노트, 4∼24시간 지속되는 라스트 노트로 나눠진다”며 반맞춤은 라스트 노트를 중심으로 5∼8가지 향을 미리 조합해 놓은 것을 바탕으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들 노트를 정하기 위해 플로럴 계열 향을 10가지 내놓고 이씨에게 마음에 드는 향을 골라보라고 했다. 이씨는 프리지어와 은방울꽃 향을 골랐다. 탑 노트 후보로는 플로럴 향에 신선함을 더해 줄 수 있는 그린 계열 향을 6가지 내놨다. 이씨는 그린노트와 베가못을 선택했다. 이씨가 고른 4가지 향을 조향차트에 적은 김 대표는 기본 베이스와 4가지 향의 비율을 정한 다음 우선 1㎖만 만들어 마음에 드는지 살펴보라고 했다. 향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양을 조절하거나 향을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첨가하게 된다. 이씨는 “찾고 있던 바로 그 향”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50㎖의 향수를 만드는 것은 이씨가 직접 하기로 했다. 큰 비이커에 C 타입용 베이스와 프리지어와 은방울꽃 향을 비율대로 넣어 섞은 다음 그린노트와 베가못을 다시 넣고 섞으면서 이씨는 김 대표에게 향수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우선 향을 좀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법? 취침 전에 다음날 입을 옷에 향수를 전체적으로 뿌려놓고, 당일에 같은 향수를 맥박 뛰는 곳에 조금만 살짝 사용하면 옷에서 나는 미들 노트, 라스트 노트와 당일 뿌린 탑 노트가 조화돼 은은하면서도 향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단 모피, 실크, 가죽, 흰옷에는 향수를 뿌려선 안 된다. 이때는 신체 중 섬유에 해당하는 머리카락에 뿌리는 게 좋다. 향수를 손에 뿌려 머리카락을 빗어 넘기거나 향수를 공중에 분사하고 그 아래에서 머리카락에 고루 묻도록 고개를 숙이는 방법으로 사용하면 된다. 향수는 외출하기 1∼2시간 전에 뿌려야 자연스런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또 보디제품을 향수와 같은 타입으로 쓰는 것을 추천했다.
김 대표의 답변을 듣는 동안 향수는 완성됐다. 병에 넣고 원하는 라벨까지 붙인 다음 향수를 뿌려 본 이씨는 매우 만족한 표정이었다.
맞춤 향수는 기존 향수가 성에 차지 않는 멋쟁이나 나만의 향을 갖고 싶은 개성파들을 중심으로 조용히 퍼져 나가고 있다. 에데니끄를 비롯해 갈리마드 퍼퓸& 플래버 스쿨 등에서 맞춤 향수를 제작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