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주범 ‘고요산혈증’ 신장·간에도 안좋다… ‘고요산혈증 신약 개발’ 의학계 새 이슈로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이 의학계의 새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통풍의 원인으로만 알고 있는 요산이 심장과 신장(콩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한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으로 콩팥에서 이뤄지는 요산 배설 기능을 촉진하는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JW중외제약(대표 이경하)은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C&C신약연구소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다국적 제약사 로슈그룹 산하의 일본 쥬가이제약(대표 나가야마 오사무)과 함께 콩팥의 요산 배설 촉진 기능에 초점을 맞춘 신개념 통풍치료제 ‘UR-1102’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UR-1102가 산업화되면 현재 ‘알로퓨리놀’ 외엔 마땅한 대안 약물이 없는 통풍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다. 또 고요산혈증에 의한 순환기병과 콩팥 및 간 질환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R-1102는 전(前)임상 실험결과 통풍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요산 배출 저하형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중외제약 측은 “특히 ‘프로베네시드’ ‘벤즈브로마론’ 등의 기존 요산 배설 촉진제와 비교했을 때 4분의 1 수준의 적은 용량에서 비슷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이른바 고요산혈증이란 혈액 중 요산 농도가 7㎎/㎗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요산은 우리가 일상 식생활을 통해 섭취한 퓨린체가 신진대사과정에서 변한 물질이다. 퓨린체는 곱창, 새우, 조개, 등 푸른 생선, 말린 오징어 등과 같이 고단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의학상식은 요산은 몸 안 장기에 요산결석을 만드는 한 원인이 되고, 특히 이 요산결석이 관절에 발생할 경우 통풍성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이 상식이 깨지고 있다. 우리 몸속에 요산이 많아지면 요산결석에 의한 통풍성관절염뿐만 아니라 심장과 간, 콩팥에도 요산결석과 관계없는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요산 수치가 낮으면 이런 질병 발생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요산혈증 해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산이 덜 생기게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퓨린체 함유 식품 섭취를 줄이거나 몸 안에서 인위적으로 아예 요산이 생성되지 않게 차단하는 방법과 일단 만들어진 요산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흔히 통풍 치료 시 가장 많이 쓰는 약, 알로퓨리놀은 요산 생성을 막는 쪽의 약물이다. 그런가 하면 통풍 환자들에게 술, 특히 맥주를 마시지 말도록 권장하는 것은 술이 콩팥의 요산 배출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요산 70%를 배설하는 콩팥 보호 중요=인체는 일상적인 식생활을 통해 섭취한 퓨린체가 신진대사과정에서 만든 요산을 하루 700㎎ 정도씩 배출한다. 이 중 70%가 콩팥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콩팥에서 요산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하게 되면 잔여 요산이 혈류를 따라 돌다가 관절에 쌓여 통풍을 일으키게 된다. 물론 이에 앞서 콩팥 세포가 파괴되고, 이로 인해 콩팥 기능도 떨어진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신장내과 정성진 교수는 “고요산혈증은 단백뇨보다 더 큰 콩팥 위험신호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백뇨는 오줌 속에 콩팥이 제대로 거르지 못한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증상으로, 신부전증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신부전증이란 신진대사과정에서 생긴 각종 노폐물을 최종적으로 걸러내는 ‘정화기’ 역할을 하는 콩팥 기능이 50% 이상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신부전증 환자들이 고요산혈증을 합병하면 콩팥 손상이 더욱 가속화된다. 고요산혈증은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도 작용한다.
실제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NES)팀이 20여년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은 고혈압 등 순환기병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동양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후속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는 “요산이 혈관 내피세포를 공격해 혈관의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혈전 형성을 촉진시켜 혈관 협착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혈압 환자 4명 중 1명꼴로 고요산혈증을 갖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