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8)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대한민국 대표 병원 넘어 세계로 도약 ‘야심’
암 발생에 성의 차이가 있을까. 자궁암 난소암 전립선암 음경암 등과 같이 남녀 고유의 장기에 생기는 암 외에 남자라는 이유로, 또는 여자라고 특별히 더 위험한 암이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최근 들어 한국 남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순이다. 반면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순서로 많이 걸린다. 남자 쪽에선 6위의 갑상선암이 여자의 경우 발생률 1위다. 그만큼 ‘성의 차이’가 심하다는 뜻이다.
다른 점은 또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새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총 19만2561명으로 남자 9만9224명, 여자 9만3337명의 분포다. 이를 근거로 산출한 한국인 10만명당 암 발생빈도는 남자 398.9명, 여자 376.7명의 비율로 여자보다 남자 쪽이 약간 더 높다.
하지만 진단 및 치료 후 생존율은 되레 여자가 더 높다. 2009년 말 기준 국내 암 유병자(생존자) 수는 총 80만8503명이다. 이 중 남자는 37만1001명, 여자는 43만7502명이다. 암 생존자 가운데 여자가 남자보다 무려 6만6000여명이나 많은 셈. 이런 현상은 5∼10년 이상 생존자 가운데서도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여성 암 환자 중에는 상대적으로 완치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 환자가 유별나게 많은 까닭이다.
백남선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은 12일 “남자와 여자의 신체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다. 잘못된 생활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암 발생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 여자들은 64세까지는 갑상선암, 65세 이후에는 대장암과 위암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의료원장 서현숙)이 이 점에 주목해 2009년 3월부터 집중 육성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이다. 이화의료원은 이 외에도 산하 이대목동병원 안에 위암·대장암협진센터(병원장 겸 센터장 김광호)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은 실질적인 여성 암이랄 수 있는 갑상선암과 유방암, 자궁암(부인종양) 진료를 전문화하고, 협력관계의 이대목동병원에선 65세 이후 여자들에게 급증하는 위암과 대장암 진료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 암 전문으로 한국 대표병원 꿈꿔=방문 당일 한 공간에서 진료와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원스톱 의료 서비스, 암 진단 후 1주일 이내 시술, 타 병원에서 암 의심 진단을 받고 온 환자의 경우 다급한 마음을 헤아려 접수 당일 확진 검사까지 끝내는 논스톱 암 검사 서비스….
현재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이 여성 암 환자 편에 서서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이 누구보다 여성의 마음을 헤아려 보듬어주는 여성친화형 암 전문병원이란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밖에 여성 전용 건진 및 건강증진센터, 여성 암 환자 전용 레이디 병동 등 여성 암 환자만을 위한 진료 시설을 국내 최초로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레이디 병동은 다인실에도 병상마다 개인 냉장고와 전화기를 설치하는 등 호텔 수준의 편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병동에 암 전문 코디네이터 2명을 배치해 현재 몸 상태와 처방 내용, 검사 및 향후 치료 계획 등에 대한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통합 입·퇴원 관리 시스템을 도입, 각종 검사와 예약 및 수납 업무는 물론 보험 상담과 각종 행정 서비스까지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병원의 강점이다.
이런 편의 시설과 행정 못잖게 최신형 의료장비를 설치, 암 진단 및 치료율을 높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10년 11월 국내 최초, 아시아 두 번째로 도입한 최첨단 영상 진단 장비 ‘128채널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최신 방사선 암 치료기 ‘트릴로지(Trilogy)’, 로봇 수술 장치 ‘다빈치’, 유방 감마 스캔, 고주파 온열암 치료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은 올 상반기 중 방사선 치료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크게 단축시켜 암 환자의 시간적·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 중 방사선 근접치료 장비(IORT)’도 새로 들여올 계획이다.
◇해외 암 환자 유치사업도 적극 도모=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최종 목표는 여성 암 진료 분야의 국내 최고 자리에 올라서는 것만이 아니다. 백남선 병원장과 문병인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 김승철 부인종양센터장 등 권위 있는 여성 암 전문가들을 앞세워 한국을 넘어 글로벌 여성 암 전문병원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은 지난해 8월 몽골국립암센터 및 몽골 영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호프(Hope)’ 몽골국립암재단과 암 환자 치료, 교육, 그리고 연구에 관한 포괄적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들어와서도 카자흐스탄의 마시모프 헬스센터, 주한 베트남 대사관 등과 잇달아 의료진 및 환자 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백 병원장은 “앞으로도 미국 헝가리 중국 등의 대학병원 또는 암센터들과 손잡고 우리가 축적한 선진 여성 암 치료기술 수출을 본격화하고 이들 나라의 암 환자를 국내로 유치, 글로벌 여성 암 전문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를 위해 해외 의료봉사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는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등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해 현지 환자들을 돌볼 계획이다. 저개발국가 오지를 찾아 현지 의료진이 수술하기 힘든 환자들에 대한 무료 수술, 의료진 및 의대생 대상 선진의료 전수 교육, 의료 구호품 전달 등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
이화의료원의 또 다른 암 진료 특성화센터인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 역시 다른 대학병원과 차별화된 신속한 진료와 환자 맞춤형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센터는 소화기 암 진단 및 치료 경험이 풍부한 위·대장질환 전문 의료진 18명이 통합 진료 시스템을 구축, 위암 및 대장암 환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백남선 병원장은
△전북 익산(1947) △서울대 의대(1973) △미국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임상의사(1984) △일본 국립암센터 초빙 연구원(1985) △국군 수도통합병원 암연구실장(1979∼1981)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장(1999∼2001) △미국 하버드대 의대 다나파버 암센터 임상의사(2003) △아시아유방암학회 회장(2007∼2010) △건국대병원장 겸 유방암 센터장(2009) △중국 베이징 칭화대 한국 분교 CEO과정 자문교수 및 부원장(2006∼현재)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2011∼현재) △저서 ‘암 알아야 이긴다’(1999), ‘암예방의 길잡이’(1991), ‘알기쉬운 암 의학’(2002) 등 다수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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