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질책·협박에 모멸감” 수사지휘 검사 고소… 조현오 청장에 고소장 제출

경남지역 한 경찰서 간부가 수사 중 검사에게 부당한 사건 지휘를 받고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간부가 수사 지휘를 받는 관할 검찰청 검사를 고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과 맞물려 파문도 예상된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지역 한 경찰서 A경위는 지난 1월 관할 검찰청에 근무한 B검사가 수사 축소를 종용하고 모욕과 협박을 했다며 모욕, 협박, 직권남용, 강요 혐의로 고소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보냈다.

A경위는 고소장에서 지난 1월 B검사가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뭐 이런 건방진 자식이 다 있어. 정신 못 차려” “너거 서장, 과장 불러봐”라고 말하는 등 폭언을 하고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A경위는 협박을 받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적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지역 폐기물처리업체가 농민을 속여 사업장폐기물 수만t을 농지에 무단 매립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B검사가 수차례 수사 범위를 확대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A경위는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사로부터 이런 일을 당하고도 검사이기 때문에 숨죽여야 한다면 평생 비겁하게 생활하게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검찰청 관계자는 “B검사는 수사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욕설이나 폭언을 한 사실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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